추일승호에 소득과 숙제가 모두 남은 평가전이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23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일본과 2차전을 80대 85로 패배했다. 1차전을 76대 69로 승리한 한국은 평가전 일정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평가전 이후 약 1년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2월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불참했다. 이로 인해 대회에 실격 처리돼 한 동안 경기를 가지지 못했다.
약 1년 만에 나선 한국은 이번 평가전에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김선형과 오세근(이상 서울 SK), 라건아 등이 부상 여파로 뛰지 않았다. 또한 최준용(전주 KCC)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여준석(곤자가대), 이현중(일라와라 호크스) 소집 제외됐다.
일본 역시 와타나베 유타(피닉스 선즈), 하치무라 루이(LA 레이커스) 등이 이번 평가전에 함께하지 않았고, 지난 시즌 일본 B.리그 5관왕을 차지한 카와무라 유키(요코하마 B-콜세어즈)와 조쉬 호킨슨(선로커스 시부야)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한국의 이번 최대 소득은 한국 최고의 빅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하윤기(수원 KT)의 발견이다. 하윤기는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주로 백업 멤버로 나섰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해 2경기에서 평균 12점 3.5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했다. 일본 빅맨들을 상대로 엄청난 덩크슛을 몇 차례 성공했고, 미드레인지 슈팅도 준수한 모습이었다.
최근 한국 빅맨 계보가 김종규(원주 DB) 이후 끊긴 점을 감안하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송교창(상무)과 문성곤(수원 KT), 이승현(전주 KCC) 등으로 구성된 장신 라인업도 위력을 발휘했다. 1차전에서 리바운드를 42대 25로 일본을 압도하기도 했고, 3-2 드롭존 수비를 활용할 때 좋은 수비력을 선보이며 일본의 득점을 억제하기도 했다. 다만 2차전에서는 31대 34로 근소하게 밀렸다.
다만 패배한 2차전을 비롯해서 외곽 수비에서는 일본의 3점슛에 고전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일본에게 13개의 3점슛을 내줬다. 성공률도 46%로 준수했다. 한국이 분위기를 타려고 할 때 마다 일본의 3점슛에 애를 먹었다.
수비 상황에서도 로테이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허훈, 문성곤 등 일부 선수들이 1차전 이후 부상으로 2차전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본이 2대 2 플레이를 전개할 때 스위치를 도중 상대 선수들의 노마크 찬스가 발생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추 감독은 “오늘도 기록은 대등하게 가졌지만 외곽슛을 너무 많이 허용한 것 같다. 리바운드 개수도 비슷해지면서 골밑 실점을 많이 허용했다”며 “3점슛 허용도 많았지만 일본에 2점 성공률을 너무 높게 허용한 게 아쉽다”고 총평했다.
이어 “나는 스위치(상대를 바꿔가며) 수비를 원하지 않는다. 지시한 적이 없다”며 “선수들이 힘들었던 것 같다. 경기 체력이 떨어지면서 나온 현상이라고 본다. 경험이 많지 않아 조급함도 보였다. 심리적으로 흔들려 턴오버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