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젠지)에게 3연속 결승에서 패한 T1이 설욕을 다짐했다.

T1은 20일 오후 3시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젠지e스포츠(젠지)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지난해 서머 시즌과 올해 스프링 시즌 결승 무대에서 연달아 패한 이들은, 이번에도 젠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임재현 T1 감독대행과 ‘오너’ 문현준은 경기 후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실에 들어섰다. 임 감독대행은 “오늘 저희가 생각했던 그림들이 있었는데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저희가 부족해서 진 것 같다”고 고개숙였다. 문현준은 “젠지가 저희 생각보다 강했다. 플레이부터 다 밀려서 3대 0으로 졌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롤드컵은 진출했고 더 큰 무대에서 복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 감독대행은 잦은 다전제를 치르면서 전략 노출이 컸던 점을 패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T1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총 3번의 다전제를 치렀다. 

임 감독대행은 “다전제를 많이 치르면서 카드가 드러났고 저희 생각 이상으로 젠지가 더 잘했던 것도 있다. 패치에 맞는 픽들을 조금 더 넓게, 챔피언 풀을 넓힐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다면 더 잘 싸워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메타마다 OP(오버파워) 챔피언과 쓸 수 있는 조합들이 있는데 그 가짓수가 부족해서 젠지에게 연달아 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T1은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롤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임 감독대행은 “0대 3으로 패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롤드컵도 남아있고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선수들도 있으니 잘 추슬러 롤드컵에서는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현준은 “젠지에게만 지금 결승에서 3연패를 했는데 이번 시즌에 배운 점도 많은 것 같다. 결승에서 지긴 했지만 롤드컵이라는 큰 무대가 남아 있고 여기서 좌절하게 된다면 믿고 응원해주신 팬분들도 좌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털고 롤드컵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감독대행과 문현준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임 감독대행은 “최근에 휴가도 없이 되게 빡빡한 일정으로 연습 소화하고 버텨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되게 고맙다고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현준은 “팀원, 코치 감독님들이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쉴 틈 없이 열심히 달려서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0대 3으로 패한 기분을 발판 삼아 더 강해진 T1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전=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