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사 모바일 앱에 여러 카드사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카드사들이 뭉쳐 삼성페이, 애플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업체에 경쟁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오픈페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카드사는 모두 4곳이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가 자체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서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존의 신용카드 보유 소비자들은 해당 카드사 결제앱을 모두 설치해 사용해야 했지만, 오픈페이를 사용하면 카드사 구분없이 보유 중인 카드를 등록·사용할 수 있다. 해당 결제앱에서 사용내역 확인도 가능하다.
문제는 소비자에게 인지도도 떨어지는 데다가 카드사 참여도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BC카드는 당초 2분기 오픈페이 서비스에 진입할 예정이였으나, 참여 시기가 지연됐다. NH농협카드는 연내 제공이 목표로 알려졌다.
시장점유율 2, 3위를 차지하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참여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삼성카드는 “시장상황을 검토해 오픈페이 참여를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에 주력하는 만큼 참여 요인이 떨어진다.
사용 편리성이 부족한 점도 걸림돌이다. 오픈페이는 오프라인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지문인식 등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한데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들어가 1~2단계 정도 추가 절차를 더 거쳐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 이용 편리성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온라인 결제가 안된다는 점은 아무래도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대적 홍보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도 있지만 현재 업황을 고려했을때 이마저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가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높은 시장금리에 조달비용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는 형국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정적인 문제는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이 없다는 것”이라며 홍보도 하고 고객 할인 혜택도 제공해야 하는데 여유 자금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오픈페이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민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보다 카드사 모바일 앱을 먼저 접하는 고객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다같이 이벤트를 하고 홍보해도 모자를 판인데 이게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