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가원 모의평가는 초고난이도 문항 배제 방침 후 치르는 첫 시험으로 올해 수능시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 시험이다. 또한 수능시험과 가장 가까운 시일에 치르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향후 마무리 학습 방향과 수시 지원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시험이다.
2024학년도 9월 모평 진학사 총평
국어영역은 전년도 수능과 올 6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난이도 문항이라 볼 만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독서 지문의 길이가 다소 짧고, 지난해 수능 및 이번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보면 문항 유형 및 지문 배치는 유사하게 출제되었다. 다만, 독서에서 지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어 간의 관계를 추론해야 하는 문제(14번, 15번) 및 핵심 대상의 상관관계(11번)를 파악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가 지문마다 1~2문제 정도 배치가 되어 수험생 입장에서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의 경우 지문은 평이했으나 <보기>를 포함한 문항에서 정답이 선명하던 이전의 시험에서 탈피하였기 때문에 선택지를 판단함에 있어 꼼꼼히 검토를 해야 정답을 골라낼 수 있어(26번, 27번, 34번) 이 부분이 시험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화법과 작문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문제 유형, 지문 길이 및 정보량을 보이고 있고 난이도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아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이면 무난하게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언어와 매체 영역은 크게 언어(문법) 영역과 매체 영역으로 나뉘는 데, 매체는 지난 수능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이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다만 ‘언어(문법)’는 문법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고, 본인이 알고 있는 개념을 바탕으로 ‘예문’을 직접 생각해가며 풀어야 하는 문제(38번)도 출제되어 조금 까다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되는 문항은
독서 11번: 제시문의 내용을 <보기>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신유형은 아니지만, 선지의 난이도를 높여 정답을 구하는 데에 시간 소모가 많았을 것이다.
독서 15번: 일반적인 <보기> 문항이 아니라 제시문에 소개된 두 인물의 주장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보기>의 네 요소와의 연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답을 구하기까지 시간 소모도 크고 정답을 맞히기도 쉽지 않은 문항이다.
문학 21번: <보기>를 참고하여 작품을 이해하는 평범한 문항이나 선지를 매우 정교하게 구성하여 정답이 선명한 이 유형의 상식을 깬 문항이라는 점에서 난해한 문항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 27번: 일반적인 <보기> 문항이지만 선지의 요소들을 일일이 제시문에서 찾아야 하고, 선지 내용을 정교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정답을 쉽게 구할 수 없는 문항이다.
수학 영역은 수능과 동일한 범위로 출제되는 올해 첫 시험으로 전년도 수능 및 올해 6월 보다 다소 쉬운 수준으로 출제되었다. 지금까지의 시험에서는 공통과목이 선택과목 보다 까다롭게 출제되었으나 이번에는 공통과목의 고난도 문항이 쉽게 출제되었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난도 수준이 비슷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다수 포함된 재수생 비율이 최대인 점과 공통과목 난도가 하향 조정됨에 따라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정확한 계산 과정이 필요한 중상 난도의 문항이나, 기존 기출 문제 스타일과 다른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어 시간 관리에 더 주의가 필요한 시험으로 전반적으로는 변별력이 갖춰진 시험이었다고 분석된다.
공통과목의 경우 기본적인 지수함수의 그래프를 주어진 조건에 맞게 평행이동하여 점근선의 위치를 확인한 후, 조건에 맞는 자연수 a, b의 값을 구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인 14번과 정적분으로 정의된 함수의 미분과 곱의 미분법을 이용하여 두 함수의 부정적분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인 22번 문항에서 시간이 걸린 학생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이고, 주어진 식을 이용하여 삼차함수 식을 완성한 후, 함숫값을 구할 수 있는지 묻는 15번, 문제에 제시된 도형에서 원에 내접하는 삼각형에서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을 이용하여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값을 구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인 20번 문항 또한 기존과 다른 형태로 출제되어 당황한 학생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이전 시험에 비해서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문제들로 구성되었다. 선택과목에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세 과목의 난도는 서로 비슷한 수준의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되었다.
영어영역은 지난 6월 모평 및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난도 유형으로 여겨지는 빈칸 문제는 문장과 어휘의 난이가 쉬워지고 추상적인 내용들이 배제되어 지문 자체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답을 고르기 위해서 추론적인 사고가 필요하고, 특히 선택지 사이에서 답을 찾아내기 쉽지 않아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은 답을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30번 어휘 문제는 작년 수능과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되어 6월 모의평가에서 나온 어휘 문제보다 답을 고르기가 조금 어려워졌을 것으로 생각되며, 순서 문제와 문장 삽입 문제 중 3점짜리 문제들은 지문 속 눈에 띄는 단서들을 잘 이용했다면 크게 고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BS 연계율은 약 50%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되어 소재나 주제만 유사하고 지문은 달라진 상황이다. 다만 이번 9월 모의 평가에서는 EBS 연계 체감도를 높여 출제하고자 했으므로 학생들이 이전보다 느끼는 체감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문항은
34번(빈칸): 어휘 및 문장 구조가 어렵지는 않으나, 지문이 길이가 다소 길고 비교적 추상적인 편이다. 답을 고르기 위해서 추론 과정을 거쳐야 하고, 특히 선택지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학생들이 정답을 고르기가 까다로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36번(글의 순서): 지문 해석이 크게 어렵진 않고 눈에 띄는 단서들이 보이기는 하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답을 찾기 다소 까다로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39번(문장 삽입): 지문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눈에 보이는 단서를 찾기 쉽지 않아, 문장이 삽입될 정확한 지점을 결정하기가 까다로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9월 모평은 최종 수시지원여부판단 및 정시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 시험으로, 결과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채점 성적… 전형 내 지원가능 여부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 이미 선택했을 것이다. 때문에 가채점 성적이 매우 좋지 않은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는 수시에서 지원을 고려했던 전형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에 수월한 대학으로 대학을 변경할 개연성도 높다.
9월 모평에서 성적이 낮게 나왔다 하더라도 실제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6번의 기회를 모두 안정지원하기보다 2개 전형 정도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기준으로 적정지원을 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 또는 비슷한 수준의 대학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조금 수월한 대학을 찾아보고 지원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
수능에서 성적 올릴 수 있다면, 수능 최저기준이 높은 대학도 전략적으로 고려할 것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외로 수시 지원 경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유사한 수준의 대학 내에서도 어떤 대학이 2개 등급 합 6정도를 요구할 때, 또 다른 대학은 3개 등급 합6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지원율과 추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수가 의외로 적어져 실제 전형의 지원 가능성적이 하락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교과성적이나, 논술성적 등이 약간 부족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거나, 수능에서 성적 향상의 여지가 있는 수험생들은 오히려 유사수준 대학에서 수능최저를 높게 적용하는 대학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9월 모평에 대한 복습 철저히… 수능대비 끝까지 만전 기해야
이제 수험생들은 9월 모평에 대한 복습을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한다. 단, 9월 모평도 실제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모평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시험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시기 어떻게 마무리 학습을 할지에 대한 기준에 의미를 두고 영역별 학습을 해 가도록 하자. 모평 이후 수능까지 어떻게 준비하는 지에 따라 수능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시 대학별 고사에 올인하기 보다는 수능학습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