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편의점 선물세트…값싼 이미지 벗었다

잘 나가는 편의점 선물세트…값싼 이미지 벗었다

김영란법 완화에 고가 추석 선물 ‘불티’
“고객 니즈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 선보여”

기사승인 2023-09-24 06:00:21
GS25 편의점에 있는 금 자판기.   사진=김한나 기자

# 최근 금에 부쩍 관심이 생긴 30대 직장인 A씨. 추석 선물세트로 순금을 구매하려고 결정했다. 바쁜 회사생활 탓에 금은방을 들르기 쉽지 않았던 A씨는 고민하던 도중 편의점이 생각났다. 금 자판기가 설치된 서울의 한 편의점을 찾은 A씨는 손쉽게 금 한 돈을 구매했다. 금 한 돈(3.75g) 가격은 38만원.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요즘 또 고가의 선물이 대세 아닌가.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결제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다. 이런 가운데 요즘 편의점에서 고가의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고급 위스키를 비롯해 골드바, 안마의자, 여행 상품 등 선물 종류도 다양하다.

20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GS25 편의점. 한 켠에 설치된 금 자판기 뒤로 명품 브랜드의 클러치백, 카드 지갑 등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만난 편의점 직원은 “명절을 앞두고 고가의 선물을 찾는 고객들이 꽤 많다”며 “특히 골드바의 경우 꾸준히 잘 나가는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김한나 기자
최근 편의점 업계에선 고가의 선물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GS25가 추석을 앞두고 출시한 순금 골드바 250개는 열흘도 안 돼 완판됐다. 골드바 외에도 '사이판 월드리조트 4박 5일 상품권' 등 고가의 이색 선물도 출시, 263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99.99% 순도의 골드바 2종이 200개 이상 판매됐다.

CU는 지난달 29일 추석 선물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전자제품 수천만원 어치가 판매됐다. 180만원짜리 안마의자를 비롯해 135만원대의 김치 냉장고, 100만원대의 청소기 등이 팔렸다. 이밖에 130만 원대의 발렌타인 30년산 위스키도 선물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동 인근의 한 CU 점주는 “위스키는 보통 30~40대가 주로 많이 구매한다”며 “고객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한데 특히 발베니 12년산 인기가 높다. 제품이 들어오면 바로 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이 점주는 “이쪽은 오피스 상권이라 물량을 많이 들여다놓진 않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면서 “남대문이나 주류 상가에 가도 위스키를 팔지만 접근성이 좋아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CU 매장에 진열된 와인과 위스키.   사진=김한나 기자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편의점 선물들은 점차 고급화 돼가는 추세다. 그만큼 프리미엄 선물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함께 이번 추석부터 김영란법 완화에 따라 선물 상한선이 높아진 영향으로도 해석된다. 올해 명절을 전후해 선물 가격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라갔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업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도 비싼 선물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고급 상품을 취급하는 편의점 상품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객 니즈가 점차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편의점에서도 일반 상품을 넘어 차별화되고 프리미엄화된 상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인식도 편의점이 경쟁력을 갖춘 유통채널이라고 인식하고 접근성도 높기 때문에 프리미엄 상품 구매 등의 이용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매장 한 직원은 “편의점이 기존 이미지 변신을 위해 프리미엄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놓는다고 본다”며 “사실 트렌드는 상권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게 다르다. 주택가냐 오피스가냐 학원가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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