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붕괴, 지역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은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2025년도 입시부터 의대 증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공의대 설립에 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최하위 수준인데 급여는 최고 수준”이라며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정 의사 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의사 수 부족의 원인을 의대 정원 동결로 봤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포함한 의대 입학 정원은 3058명으로, 2006년 이후 1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정 의원은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씩 늘려도 2035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49명, 한의사를 제외할 때 3.0명 정도다. OECD 회원국 평균 4.5명과 비교해도 격차는 여전하다”면서 “OECD 회원국 평균의 80% 정도는 도달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의대 증원과 함께 공공의대 설립, 비급여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들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긍정적이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2023 대국민 의료현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3%가 현재 정원의 약 10% 이상을 증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1000명 이상을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24.0%(241명), 300∼500명은 16.9%(170명), 500∼1000명 15.4%(154명), 100∼300명 11.5%(115명)이었다.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0.2%(203명)였다.
특히 지방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방국립대(목포대·순천대·안동대·창원대·공주대)에 의과대학과 부속대학병원을 신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9.7%(799명)가 찬성했다. 찬성 이유로는 가장 많은 74.8%(복수응답·598명)가 ‘지역균형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김 의원은 “의대 없는 지역인 전남권의 의대 신설, 즉 목포의대 신설과 지방국립대학의 의대 신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방의료 인력 절대 부족 문제,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 응급의료체계 개선 문제, 수조원에 달하는 지방 환자의 진료비 수도권 유출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복지부는 의대 증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협의하고 있다. 2025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10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정원 확충과 함께 현행 의료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의대 설립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이다. 공공의대는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를 별도로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다. 조 장관은 “공공의대 관련해서는 지역 의대 설립 문제와 함께 검토는 하겠다”면서도 “입학 불공정성 우려, 의무 복무의 위헌성과 실효성 등 우려되는 문제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