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은 정연경 박사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중저선량 방사선이 파킨슨병의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을 규명하고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이하 UNSCEAR)는 방사선의 선량 구간을 나누어 고선량(>1Gy), 중간선량(100mGy∼1Gy(1000mGy)), 저선량(<100mGy)으로 정의하고 있다. 저선량의 기준은 임의적인 것으로, 연구결과들이 쌓이면서 변경될 수 있다.
실제 UNSCEAR는 과거에는 저선량을 200mSv(200mGy) 미만으로 정의한 바 있으나, 2012년 이후 100mSv(100mGy)로 변경했다. 현재 다수의 저선량 방사선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논문에서는 저선량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쪼였던 0.6Gy(600mGy) 방사선량은 UNSCEAR의 정의로는 중간선량에 해당되지만,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들에서는 저선량의 범위에 해당되어 중저선량 방사선으로 명명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부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손상으로 발생하여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며, 현재 치료법은 진행을 멈추는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저선량, 중저선량 방사선이 퇴행성 뇌질환의 염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저선량 방사선과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이 신경염증으로 인한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에 착안하여 파킨슨병을 일으킨 실험쥐의 뇌에 중저선량 방사선을 쪼인 후 도파민 신경세포가 분포하는 흑질부의 염증인자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파킨슨병 실험쥐에 중저선량 방사선 0.6그레이(Gy)를 5회 쪼인 후 7일째에 신경염증 관련 인자 GFAP(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비롯해 뇌 손상과 같은 뇌 질환에서 높아지는 신경교섬유질 산성단백질)가 중저선량 방사선을 쪼이지 않은 파킨슨병 실험쥐에 비해 약 20% 가량 감소했으며, 염증 단백질 ICAM-1(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ar-1, 염증세포 부착과 이동에 관여하는 세포접착분자 단백질)이 중저선량 방사선을 쪼이지 않은 파킨슨병 실험쥐에 비해 약 75% 가량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중저선량 방사선이 파킨슨병 유도 뇌의 염증인자 GFAP(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와 ICAM-1(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ar-1)를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하고 중저선량 방사선의 파킨슨병 신경염증 치료 효능을 규명했다.
연구성과는 국제 노화신경학 저널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에이징(Neurobiology of Aging)’ 2023년 10월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연경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방사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다각적인 기전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의 방사선 치료 관련 생체 지표를
탐색해 나갈 계획”이라며 추가 연구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기본연구 중 ‘파킨슨 질환 동물모델에서 저선량 방사선 치료의 항염증기전 규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