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아마리 디완궁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한국과 카타르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이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 소통 채널을 확충해나가는 한편, 이날 체결된 ‘방산·군수 협력’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해당 분야 협력도 확대키로 했다.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부상한 카타르와 방산정보 교환 및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 향후 구체적 성과를 실현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윤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이 체결됐다.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은 LNG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전후방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단일 게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 성사로 HD현대중공업은 반년치 일감을 확보하게 됐으며, 올해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기존 74%에서 81%로 증가하게 됐다.
양 정상은 한-카타르 LNG 협력을 기존 도입 위주에서 LNG 운반선 건조, 선박 운영, 유지보수 등 LNG 전후방 산업 전반의 협력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카타르는 호주에 이어 우리의 제2위 LNG 수입국이다. 지난해 카타르로부터 전체 수입의 21%인 973만t의 LNG를 수입해 난방용과 발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제8위 원유 수입국, 제8위 해외건설 수주시장인 만큼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 핵심 협력국인 상황이다.
이날 계약 체결로 올해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우리 기업 점유율도 기존 74%에서 81%로 증가하게 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재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카타르 측과 약 30척의 가격 협상을 진행 중으로 조만간 더 큰 성과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인프라·투자·농업·해운·문화·인적교류·보건 등 다양한 분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 정상은 또 중동 지역 정세와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도 역내와 국내 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역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카타르가 관련 당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도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카타르가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타밈 국왕은 우리 한반도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정상회담 후에는 MOU 서명식이 열렸다.
양측 정상이 자리한 가운데 ▲스마트팜 협력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협력 ▲국가 공간정보 협력 ▲중소벤처 협력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 등 총 5건의 MOU가 체결됐다.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는 양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간 협의체인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의 협력 분야에 공급망, 디지털, 그린, 보건, 중소기업 등 신(新) 통상 분야를 신규로 포함해 협력을 다각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이 단순 에너지 공급국-수입국 관계를 넘어 호혜적 협력 관계로 업그레이드하게 됐다”며 “에너지와 건설 분야 협력을 심화하면서, 경제 협력의 지평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