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 이념을 버리는 방향은 안 된다 [쿠키칼럼]

국민의힘 혁신, 이념을 버리는 방향은 안 된다 [쿠키칼럼]

기사승인 2023-11-02 08:00:02
김정식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대에서 경영학 학사,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사회복지·심리상담 사업을 했다. 2017년부터 강연과 유튜브 출연 등으로 보수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단체인 신전대협, 터닝포인트활동 중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모욕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 청년특보로 활동했으며,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상식코르셋'이 있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로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이념’ 행보가 암초를 만났다. 방탄을 잔뜩 껴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념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한다. 지난해 초부터 세계적인 유동성 잔치는 끝났고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에 맞추어 금리까지 폭등했다. 밥상 물가 역시 연일 비상이기에 민주당의 공격은 꽤 유효해 보인다.

사실 민생보다 이념을 우선시한 건 문재인 정부였다. 문 정부 5년간 국가채무는 400조원이 늘어 1000조원을 돌파했고, 국가부채는 763조원이 늘어 2000조원을 돌파했다. 현실 위에 발을 딛고 선 수많은 사람이 부동산 사태로 깊은 절망과 패배감에 빠져봤고, ‘저녁 있는 삶’이라던 소득주도성장에 의해 투잡, 쓰리잡을 하는 삶에 내몰렸다. 국민의 생명을 내팽개친 사례까지 열거하면 끝도 없다. 말 그대로 잘못된 이념에 사로잡혀 민생은 뒷전이었고, 지금의 경제 비상 역시 사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책임이 큰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념을 제쳐두고 민생만 살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념이 곧 ‘국민 생활’에 대한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유명한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의 밤 사진’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1945년 동시에 일제 강점기 해방을 맞이한 같은 민족이, 1948년 각각 다른 이념을 채택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시 대한민국에서도 80%에 달하는 국민이 공산·사회주의 체제가 옳다고 여겼음에도,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로 이끌었던 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혜안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탈냉전이 종식하고 가치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는 동맹을 강조하고 중국에는 ‘높은 산봉우리’라 아부하며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현실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의 노선을 명확히 한 것이, 윤 대통령의 이념 행보였다고 이해한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이념 행보를 무조건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민생을 위한 이념 행보’를 국민이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6.25 전쟁 당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선배 세대는 ‘자유를 지키자’라는 슬로건이 아닌, 개인의 재산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문 정부가 5년 만에 붕괴한 이유도 보수정당이 외치던 ‘종북 주사파’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에 대한 국민의 갈망 덕분이었다.

바로 이 지점이, 혁신위원회까지 띄운 국민의힘의 ‘원점’ 아닐까. 혁신(革新)이라는 단어를 한자어 그대로 뜯어보자면 ‘가죽을 새롭게 한다’라는 말로, 외형에 변화를 준다는 뜻이다. 고유의 이념과 가치관을 중심에 두고,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책과 목소리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wjdtlr87@gmail.com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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