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올 3분기 호실적을 거둔 카카오뱅크에 대해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리스크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우려가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954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로도 16.3%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를 16.6%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이다.
순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13.3%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까지 성장함에 따라 대출성장률은 9.3%로 나타났다. 예대율 역시 81.1%까지 상승했다. 이는 조달비용이 줄면서 순이자마진(NIM)이 0.05% 상승했기 때문이다.
충당금 전입액은 전분기 대비 26.1% 증가했다.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으면서 경상 대손비용도 많이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추가 충당금 150억원을 제외할 경우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01%, 0.03% 하락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에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과 하나증권은 카카오뱅크 목표 주가를 각각 기존 3만원, 3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낮췄다. 양호한 실적을 냈음에도 지배구조와 성장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커 목표주가를 하향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최근 주가 부진 이유는 지분을 27% 보유한 카카오 대주주 및 주요 임원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 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카카오 법인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뱅크 지분 중 상당 부분에 대한 강제 처분 필요하다. 이에 지배구조와 향후 영업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가계부채 억제 이슈는 결국 개별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며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상생금융 압박 속에 대출금리까지 인하될 떄 총량규제 카드가 나올 공산이 크고, 이는 개별은행 성장률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