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산망 마비 원인은 ‘라우터’ 장비 불량

정부 전산망 마비 원인은 ‘라우터’ 장비 불량

기사승인 2023-11-25 18:52:28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송상효 TF 민간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원인이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 불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과 송상효 숭실대 교수 등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태스크포스(TF)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 전산망 마비 원인을 장비 불량으로 추정했다. 해킹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공무원 전용 행정 전산망인 ‘시·도 새올행정시스템’과 정부 민원 서비스인 ‘정부24’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2일에는 행안부 주민등록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민원 서류 발급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했다. 

뒤이어 23일에는 조달청 ‘나라장터’ 시스템 접속이 중단됐고, 24일에는 정부의 모바일신분증 서비스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는 외부전문가 16명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인력 13명으로 원인분석을 위한 TF를 발족하고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서버 로그까지 분석 대상에 포함시켜 검토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해킹 가능성도 열어놓고 보안당국과 함께 검사도 실시했다. 

정부의 점검 결과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에서 패킷(데이터의 전송단위)을 전송할 때 용량이 큰 패킷이 유실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1500바이트 이상의 패킷이 전송될 때 약 90%가 유실됐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패킷이 유실돼 통합검증서버가 라우터로부터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패킷을 정상적으로 수신할 수 없었다”며 “지연이 중첩돼 작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우터 장비의 불량 외에는 다른 이상 현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치느라 장애 발생일 후 원인을 발표하기까지 오래 걸렸으나 이번 장애가 가지는 사안의 중요성, 관련 시스템의 복잡성을 고려했을 때 종합적인 검토와 충분한 검증이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오래된 장비들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또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위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디지털정부 서비스 장애 발생에도 행정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고 차관은 “다시는 유사한 문제로 국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 없는 안정적인 디지털정부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정부 명성에 걸맞은 편리하면서도 보다 안정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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