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이렇게 많은 계열사가 있는지 몰랐어요. 취업을 하는 데에 있어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 롯데 잡카페’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씨(26)는 “롯데건설과 롯데GRS 상담 신청을 지원했다. 사실 뚜렷하게 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취업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집에서 놀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신청, 방문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잡카페는 롯데그룹이 채용 시즌마다 진행하는 맞춤 채용설명회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온라인 기반 직무 상담으로 진행되다가 3년여 만에 다시 오프라인 행사로 전환됐다. 대면 행사로 전환된 만큼 참석자 수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서울, 부산 두 곳에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서울에만 1400명이 모집됐다. 부산은 600명으로 총 2000명이 잡카페를 방문한다.
이번 채용 상담에는 롯데의 35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식품·유통·관광·화학 등 기존 사업군들과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된 신사업 분야 기업도 있었다.
이날 기자는 오전 10시부터 현장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은 북적였다. 취업과 관련된 자리인 만큼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용했다. 행사장은 총 3개 구역으로 나뉘었다. 상담 구역을 비롯해 계열사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부스들과 계열사 음식이 제공되는 휴게시설로 구분돼 있었다.
참가자들의 복장은 가벼운 추리닝 옷차림부터 정장까지 다양했다. 자유로운 복장만큼이나 채용상담 또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다만 질의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가볍지 않았다.
상담 구역에는 35개 기업의 원형이 테이블이 깔려 있었다. 각 테이블에는 총 인사담당자 2명을 제외한 취준생 10명 정도씩 자리할 수 있었다. 취준생들은 각자가 희망하는 2~3개의 기업들을 돌며 상담을 할 수 있었다. 일부 기업에 취준생들이 몰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모든 기업들의 테이블이 만석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모씨(24)는 “경영학과를 나왔는데 마케팅 분야 일을 해보고 싶었다. 오늘 상담은 롯데GRS에서 받았다”며 “오늘 아침에 오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상담이 너무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인사 담당자들께서 외부에서 얻을 수 없는 알짜 정보까지 말씀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이어 부산에도 신청을 해놨는데 또 방문해서 취업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각 테이블별 기업을 달랐지만 공통된 질문은 취업을 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여부였다. 복수의 인사담당자들은 “본인의 지원 분야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칠성음료 인사담당자는 “예를 들어 ‘새로’ 소주 관련 직무에 지원했다면 소주 산업에 대한, ‘아이시스’ 관련 직무에 지원했다면 생수 산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해당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몰라도 해당 산업군에 대한 사전조사는 필요하다”며 “면접에선 나의 경험이 해당 산업분야에 왜 적합한지에 대해 설명해내면 좋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요새는 기업 이름보다 직무를 우선시 보고 결정하는 추세인 것 같다”며 “롯데에서도 다양한 직무에서 열정과 역량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상시 채용할 계획이며 보다 많은 지원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선 상담 시간이 더 길고 일대일 방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잡카페는 2명의 직원이 7~10명의 참가자를 최대 30여 분간 동시 면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 1인에게 할애되는 시간은 4~5분인 셈인 만큼 질문 1~2개 정도에 그쳤다.
이모씨(23)는 “시간과 공간상의 한계가 있는 만큼 이렇게 하는 게 최선이었겠지만 취준생 입장에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자리가 부족했다는 점”이라며 “그럼에도 이같이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 자체만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