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 2042’가 출시 2년 만에 게임 완성도를 정상 궤도까지 끌어올렸다. 무료 플레이 기간과 큰 폭의 할인을 통해 동시 접속자 수도 상당히 회복하는 모양새다.
배틀필드 2042는 다이스(DICE)에서 개발하고 일렉트로닉 아츠(EA)에서 서비스하는 FPS 게임이다. 최대 128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거대한 규모의 전장에서 자유도 높게 보병과 장비의 협동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21년 출시 당시 배틀필드 2042는 이용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트레일러로 큰 기대감을 받았다. 전투기에서 내려 로켓을 쏘고 다시 전투기에 탑승해야 하는 ‘랑데쥬크’는 고인물 이용자들의 묘기로 통했는데, 공식 트레일러에서 이 부분을 패러디하면서 게임 커뮤니티가 뒤집어졌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출시 당일 이용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만들다 만 것 같았던 게임 완성도 때문이다. 점차 게임에 등을 돌리는 이용자가 늘어났고, 게임은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에 직면해야 했다. 스팀 기준 동시 접속자는 출시 첫날 10만5000명에서 몇 주 후 1000명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출시 2년이 지난 지금, 배틀필드 2042는 게임 커뮤니티 등지에서 비로소 할 만한 게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료 플레이 기간과 할인 등을 더해 ‘망한 작품’이라는 이미지도 씻어냈다. 지난달 12일 기준 10만7000명을 돌파한 스팀 동시 접속자 수가 이를 증명한다. 전체 플랫폼 추정치는 30만 이상이다.
현재는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 2021년과 2022년 무료 플레이 기간 때 유저들이 게임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훌륭한 성과다.
게임이 기사회생한 것은 개발진이 게임을 뜯어고친 덕이다. 개발진은 6개의 시즌을 지나오면서 게임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콘텐츠 볼륨도 채웠다. 어쩌면 2년 만에 게임을 완성했다고 표현해야 옳을지 모른다.
출시 직후 배틀필드 2042는 맵이 너무 넓고 거점 간 거리가 멀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걸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외에도 거점 간 이동 시 이용할 수 있는 엄폐물도 적어 보병이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전선이 고착화되는 문제 등 인게임에서 고쳐야 할 점이 산더미였다.
하지만 출시 이후 공개된 7개의 본편 맵을 모두 리뉴얼하고 추가 맵까지 공개하는 등 콘텐츠 추가에 열을 올린 결과, 현재 컨퀘스트 기준 플레이 가능한 맵은 모두 19개다.
맵 리뉴얼 결과 엄폐물과 우회로가 늘어나 상대의 뒤를 치거나 유리한 전략적 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자 거대한 전장에서 정신 없이 난전을 펼치는 배틀필드 시리즈만의 재미도 돌아왔다.
특히 최근 추가된 맵 ‘리댁티드’는 이용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좁고 긴 통로 위주의 보병전 맵이라는 특징 덕에 구작에서 인기있었던 ‘메트로’나 ‘로커’ 등의 맵이 떠오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판이 많았던 스페셜리스트 시스템도 개편됐다. 출시 직후 게임은 전통적인 병과 시스템을 삭제해 큰 논란이 됐다. 그 자리는 특수 능력을 가진 스페셜리스트가 대신했다.
하지만 이제는 4개의 병과 시스템이 얼추 돌아왔다. 무기는 병과 제한 없이 사용가능하지만 병과별 사용 가능한 보조 장비가 달라 분대 협동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게임 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추가 시즌이 예정돼 있는 만큼 콘텐츠 볼륨과 버그 수정은 끊임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스팀 평가는 ‘복합적’이지만 게임 출시 초기의 평가가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은 탓일 뿐, 최근 평가는 좋은 편이다.
구작을 즐기던 한 이용자는 “배틀필드 2042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속도감, 빠른 런앤건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있다. 게임이 많이 나아졌다는 소식에 돌아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젠 ‘1년필드’가 아니라 ‘2년필드’로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틀필드는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게임이 재밌는 만큼, 복귀 이용자가 많은 지금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개발진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최대 84%까지 세일을 예고했다. 출시 직후 배틀필드는 잊어버리고, ‘2년필드’를 기대하며 다시 플레이해보는 건 어떨까.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