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이 석전기념실을 새롭게 개편해 4일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석전기념실은 전북의 대표적인 명필로 손꼽히는 석전 황욱(石田 黃旭, 1898~1993)을 기리는 전시공간이다. 

석전기념실은 지난 1990년 황욱의 아들 황병근이 5천여점이 넘는 수집품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하면서 2002년 11월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는 잠시 문을 닫았던 석전기념실을 새롭게 꾸며 석전의 서예작품을 비롯한 문방사우, 옛 책과 편지와 수집품 등을 전시하고 석전의 삶과 작품을 담운 영상을 상영한다.

석전기념실에서는 황욱의 서예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초기의 단아한 글씨(1965년, 68세 이전)부터 수전증을 극복하기 위해 악필법(握筆法)을 시작한 때의 달라진 서풍(오른손 악필법 1965~1983년, 68~86세), 오른손 악필조차 어렵게 되자 왼손 악필을 시도하면서 역경을 이겨낸 시기의 글씨(왼손 악필법 1984~1993년, 87~96세)를 전시한다. 

특히 만년의 왼손 악필법 시기는 오히려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시기이자 황욱의 독특한 서풍을 잘 보여주는 때로 석전의 서예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 한 곳에 마련한 영상 상영 공간에서는 황욱이 남긴 전주 오목대, 한벽당 요월대 현판을 비롯해 고창 계산서원, 고창읍성,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 정읍 무성서원 태산사 등 전북의 여러 명소의 현판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생전의 휘호장면, 석전의 아들이자 작품 기증자인 황병근 선생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석전의 삶과 글씨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황욱이 사용했던 안경, 담뱃대 같은 유품과 문방사우도 전시하고, 황욱의 아들 황병근, 이재 황윤석의 8대 종손 황병무 선생이 기증한 고서, 간찰, 회화와 고고학 자료, 민속품 등 다양한 기증유물도 전시한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여는 석전기념실에는 석전 서예의 특징을 디지털 패널, 영상 등을 소개, 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조형미를 갖춘 글씨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품을 선정했다”며 “이번 전시에서 역경을 극복한 석전의 강인한 의지와 불굴의 예술혼이 깃든 개성적인 서예를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