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군 복무 중 급성 백혈병에 걸린 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고 홍정기 일병의 모친과 만났다. 이날 한 장관은 홍 일병 어머니가 “우리 아들과 눈이 닮았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전날 정부과천청사에서 홍 일병의 모친 박미숙씨와 면담을 진행했다.
한 장관과 박씨의 '국가배상법 개정안' 관련 면담은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면서 군 의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심정을 전달했다.
박씨는 “아들 영정사진을 들고 거리를 헤매는 일을 국가가 멈출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한다. 그게 국가를 믿고 아이를 보낸 부모들에게 해줘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며 “장관님께서 그 아픔을 아시고 법까지 개정하겠다고 하신 걸 보면서 굉장히 위로를 받았다. 이제 국가가 바르게 돌아가는가, 위안을 받고 살아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 할머니가 암 말기로 의식이 희미하시다. 그런 어머님에게 ‘편하게 가서 정기 만나세요. 정기 명예는 온전히 회복했습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 오면서 그 욕심을 갖고 왔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가장 먼저 사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제가 열 번이고 (사과) 드릴 수 있다”고 답변하며 재차 위로의 말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국가배상법 개정안 신속 통과를 약속하며 “나라가 젊은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장관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과 아들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이 비슷하다”며 “참 올바른 아이였다. 올곧은 아이다. 아들이 엄마에게 이런 일들의 종지부를 찍으라고 말하는 것 같고, 그걸 장관님이 받아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홍 일병 사진을 향해 “저랑 비슷하다”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장관은 “지금까지 고생하셨고 이 문제는 해결될 거다. 법이 개정되는 것은 시작이고 법이 개정되면 소송에서도 고려될 것”이라며 “이 법을 빨리 통과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판부도 법률 개정 속도와 상황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