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 혹한서도 SW 인재 육성 불 지핀다…이재용의 동행 철학

삼성, 경영 혹한서도 SW 인재 육성 불 지핀다…이재용의 동행 철학

기사승인 2023-12-19 14:00:01
지난 2019년 8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교육 현장을 참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소프트웨어(SW)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인재 육성의 불을 지핀다.

삼성은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서 SSAFY 9기 수료식을 개최했다. SSAFY는 삼성이 IT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CSR 프로그램이다.

이날 수료식에는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우수 수료생과 수료생 가족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가족 대표로 현장에서 소감을 발표한 이재홍 교육생의 어머니는 “재홍이가 SSAFY에 합격했을 때 처음에는 비전공자라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SSAFY의 도움을 받아 본인만의 실력을 완성해 가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SSAFY는 1150명씩 연 2회에 걸쳐 교육생을 모집한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 및 교육생 간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실전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양성한다. 교육과정은 무상이며 교육생 전원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이 지급된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에스원 등 삼성 계열사 SW 개발 담당 직원 150여명이 멘토로 교육 과정에 참여한다.

SSAFY는 지난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누적 5000명이 넘는 청년 개발자를 배출했다.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쿠팡, 티맥스, 현대오토에버, KT DS, LG유플러스 등 IT·통신·유통 기업과 포티투마루, 뉴빌리티 등 유망 스타트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취업한 기업의 수는 1200여개에 달한다. 150여개의 기업들이 채용 시 △서류심사 면제 △코딩 테스트 면제 △서류 심사 가점 등 SSAFY 수료생에 대한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SSAFY 수료생들의 금융권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핀테크 SW 인재 육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5대 은행은 5억원씩 총 25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SSAFY 협력 NGO인 ‘아이들과미래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SSAFY 교육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5대 은행과 연계해 진행하는 금융 특화 프로젝트에 은행권 현업 개발자들이 직접 멘토로 참여하며, 교육생들에게 실전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는 등 교육생들이 금융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은행권에 취업한 9기 수료생 A씨는 “금융 특화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 IT 전문가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제 아이디어를 실전형으로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채용 한파임에도 SSAFY를 통해 원하던 곳에 취직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금융권뿐 아니라 SW 인재를 영입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업들도 SSAFY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150여명의 삼성 임직원 멘토단 뿐 아니라 네이버, 넥슨, LG유플러스, 롯데정보통신, 원익IPS 등 누적 50여개 외부 기업 임직원들이 SSAFY 교육생들과 ‘기업 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각 사 사업과 관련한 기초적 SW 개발 프로젝트를 교육생에게 제안하고, 교육생들이 팀을 이뤄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 2019년 8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교육 현장을 참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의 CSR 프로그램 간 연계도 주목할 만하다.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삼성희망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한 한 학생이 SSAFY 9기 교육생으로 입과해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다. 희망디딤돌충남센터 출신인 이 학생은 충남센터 복지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SSAFY 9기에 입과, 2학기 특화 프로젝트에서 ‘유아 한글 단어 교육 앱’을 만들어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학생은 “희망디딤돌과 SSAFY 덕분에 제 미래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며 “배경 지식이 없던 제가 SSAFY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SW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의 사외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탄생한 스타트업에 SSAFY 수료생들이 취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SSAFY 1~9기 수료생 중 C랩 아웃사이드 기업에 취업한 사례는 누적 53명이며, 이들이 취업한 기업은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플랫폼 포티투마루, 실시간 화물 추적 물류 서비스 플랫폼 코코넛사일로 등 총 24개 기업에 이른다.

삼성은 SW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 1991년 SW에 재능을 가진 대학생 발굴·육성을 위한 ‘SW 멤버십’부터 지난 2013년 인문계 출신 SW 인재 육성·채용을 위한 ‘SCSA’, 삼성주니어SW아카데미, 삼성청년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SSAFY 광주 캠퍼스와 부울경 캠퍼스, 대전 캠퍼스 등을 연이어 방문,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에도 삼성전자 천안·온양사업장을 방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발전적으로 계승, 삼성을 넘어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인재 육성의 중요성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삼성은 이밖에도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인재 육성을 위해 공채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는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다. 지난해 5월에는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자 중 숙련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매년 특별채용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86명에 달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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