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대표의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기면서 상당한 우려의 여론이 확인됐다. 희비가 교차하는 직무수행 평가의 이유는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과 정치적 상황이 거론된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한 비대위원장의 직무 수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잘함 46.3%(아주 잘함 32.7%, 다소 잘함 13.6%), 잘 못함 44.5%(아주 잘 못함 33.4%, 다소 잘 못함 11.1%)로 응답했다. 잘 모름·무응답은 9.3%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53.5%)와 40대(52.8%), 18~29세(50.2%) 순으로 잘 못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잘했다는 응답은 60대(52.7%)와 70대 이상(65.7%)에서 강세를 보였다. 30대는 잘함 48.4%, 잘 못함 42.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같은 대상에게 ‘이재명 대표의 직무수행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잘 못함’이 52.4%(아주 잘 못함 39.4%, 다소 잘 못함 13.0%)로 ‘잘함’ 39.4%(아주 잘함 21.6%, 다수 잘함 17.8%)에 비해 높았다.
이 대표의 긍·부정평가는 18~29세(잘함 42.9% vs 잘 못함 44.7%)와 40대(47.1% vs 47.8%), 50대(43.6% vs 48.8%)에서 격전을 벌였다.
나머지 연령인 70대 이상(잘 못함 62.1% vs 잘함 27.4%)과 30대(57.2% vs 33.9%), 60대(56.5% vs 37.8%)에서는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겼다.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 후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결집했다.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 만큼 기대감을 보이는 상황이다. 전국 시·도당을 방문해 관심을 끄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비대위원장이 각 시·도당을 방문해 ‘신년인사회’를 진행할 때 이름을 연호하거나 환호를 하는 등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대구·경북 지역과 강원도, 부산·경남에서는 앉을 자리가 부족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지방 일정 중 괴한의 피습을 당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이송과 치료 과정에서 ‘헬기’ 문제로 특권 공방이 벌어지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또 당내 탈당 인사들이 발생하면서 ‘통합’ 키워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당과 탈당 예고했고 혁신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계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당내 중진인 5선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직무수행평가가 엇갈린 이유로 정치적 상황을 꼽았다. 한 비대위원장은 새로 취임 후 지방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피습 이후 헬기논란과 탈당 등의 악재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초기라 평가할만한 대목이 없어서 기대가 높다”며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 지지기반을 다지는 이벤트를 하는 것도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평론가는 “(한 비대위원장은) 이전 지도부와 차원이 다른 워딩을 사용하고 있다. 총선 전 새로운 인물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가 모인 것”이라며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를 둘러싼 상황이 최악으로 전개됐다. 괴한의 피습 이후 헬기논란이 터지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의사들의 반발로 이 대표에 대한 동정심도 점차 가라앉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당 모두 당내 갈등이 있지만 악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탈당까지 겹쳐졌다”며 “(이 상황은) 민주당 지지자의 결집이 약해지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