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승리였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바레인과 1차전을 3대 1로 승리했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E조 선두(승점 3점)로 나섰다.
클린스만호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시작한 A매치 연승 행진은 7경기째 이어졌다.
1956년 제1회,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한 번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해 체면을 구기던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특급 선수들이 여럿 포진한 역대 최강의 전열을 앞세워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 중이다.
이날 바레인의 타이트한 수비에 고전했지만 한국은 좋은 기록을 남겼다. 점유율도 70대 30으로 경기를 압도했고, 슈팅 숫자도 14대 9였다. 전반전 중반까지는 고전했지만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선제골이 터졌고, 후반 6분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2골차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먼저 이날 5장의 옐로카드를 받은 점은 뼈아팠다. 박용우(알 아인), 김민재, 이기제(수원),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이 차례로 경고를 받았다.
다만 받을 만한 경고도 있었지만 주심의 일관성 없는 판정이 더해져 험난한 대회가 이어지게 됐다. 이날 경기는 중국 출신 심판들이 관장했다.
특히 바레인의 거친 플레이에 심판들은 침묵을 지켰다. 후반에 이강인이 상대와 무릎을 부딪쳐 쓰러졌지만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 손흥민도 안면을 강타했지만 넘어갔다.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기제의 부진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기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발탁됐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왼쪽 수비수인 김진수(전북)이 부상으로 조별리그에는 이기제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진 상태였다.
이기제는 지난 시즌 막바지 소속팀 수원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9월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30라운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국가대표 경기는 치러왔지만 경기력 유지에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했지만, 대회 첫 경기에서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이기제는 바레인의 거친 플레이에 계속 고전했다. 자신의 장기인 킥도 활용하지 못했다.
후반 6분에는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기제는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공을 내줬고, 이어 수비진이 우왕좌왕 하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헌납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8분 이기제를 김태환(전북)과 교체했다. 양 측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설영우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배치하고 오른쪽에는 김태환이 뛰었다. 이기제가 빠진 이후 대표팀의 측면 수비는 안정을 찾았다.
이기제 스스로 위기를 헤쳐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김진수가 토너먼트가 시작해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금의 부진을 스스로 극복해야만 대표팀도 더욱 탄탄해질수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