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적에 따라 성과급 희비가 크게 갈렸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곳은 수천만원을 더 받게 됐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곳은 성과급이 거의 책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9일 사내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 공지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 목표를 넘어섰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1년에 한 번씩 지급하는 제도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게 됐다. TV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연봉의 43%를 받는다.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도 각각 연봉의 12%를 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반면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부문의 OPI는 0%다. DS부문은 OPI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거의 매년 성과급으로 받아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5년 만에 가장 적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발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이다. 전년도인 지난 2022년 영업이익은 43조3800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84.9% 감소한 모습이다.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실적은 호조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의 경기 불황 탓이 컸다. 지난해 3분기까지 DS부문은 12조원대 적자를 냈다. 4분기부터 적자가 일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확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같은 반도체 기업이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하반기 생산성격려금(PI)으로 월 기본급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도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구성원들에게 미래기업가치 제고를 향한 동참을 독려하고자 지급한다”며 “지난해 회사 임원과 구성원 모두는 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을 실천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및 격려금 지급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탈출했기에 가능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이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주력 제품인 DDR5와 HBM3 등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는 같은 날 사내 공지를 통해 본부별 경영성과급 지급률을 발표했다. 생활가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구성원에게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445~665%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기본급의 445%,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는 기본급의 200~300%, 기업간거래(B2B) 담당 BS사업본부는 기본급의 135~185%로 성과급이 책정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지난해 확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은 84조2278억원, 영업이익은 3조5491억원이다. 사상 최대 연간 매출액이다.
특히 H&A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두 사업이 지난해 연결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8%에 달했다. H&A 사업본부는 매출액 30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2조78억원으로 집계됐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1476억원, 영업이익은 1334억원이다. VS사업본부는 과거 장기간 적자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 2022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며 LG전자의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