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대학생은 학원가, 중학생은 지방으로 ‘의대 열풍’

직장인·대학생은 학원가, 중학생은 지방으로 ‘의대 열풍’

기사승인 2024-02-07 09:00:38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과대학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대학 입시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에 가기 위해 이공계 입학을 고려했던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무더기로 이동하고 n수생도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시에 반영하기 위해 각 대학에 정원 배정 계획을 안내하고 늦어도 4월 말까지 대학별 정원 배정과 모집 시기 등을 확정해야 한다. 현재 국내 의대는 총 40곳이며, 정원이 50명 미만인 대학은 17곳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날 2025학년도에 의대 정원 2000명을 증원해 5058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 19년 동안 묶여있던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특히 비수도권 의대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60% 이상을 충원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지방 국립대를 지역 의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힌 만큼 지방 국립대 의대 증원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지역인재 선발인원이 현재보다 2배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기준 지방권 의대 전체 모집 정원의 52.8%(1068명, 수시·정시 합산)를 선발한다. 현재 지역인재 정원을 60%로 확대하면, 148명 늘어난 1213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의대 모집정원 2000명 증가 중 현재 전국 의대서 지방의대 차지 비율이 67.0%인 점을 감안, 지역인재전형을 60% 적용하면 약 804명이 선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지역인재 확대 146명, 의대 모집정원 2000명 확대에 따른 지역인재 전형 추가 발생인원 804명으로 총 2018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의대 정원 증원이 지역, 대학별 미발표 상황으로 추정치는 달라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의대 진학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며 “최소 고2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4월말 이전에 매우 구체적인 세부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결정 이후 서울에서 지방 중학교로 옮긴 뒤 지방의대 지역인재전형을 노리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 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지방대 의대는 정원의 40%(강원·제주 20%) 이상을 해당 지역 출신 학생으로 뽑아야 한다.

대학생과 직장인 중심으로 ‘n수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니 블라인드에는 의대 증원 소식 이후 “의대 도전한다”는 글이 잇따랐다. 입시 커뮤니티에 한 수험생은 “의대 갈 성적은 아니라 포기했었는데 다시 의대 목표로 재수 시작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학원가에 의대 재수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학원들도 입시설명회를 앞다퉈 실시하는 등 들썩이는 분위기다. 종로학원은 이날 오후 7시 의대 증원과 관련한 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메가스터디 또한 다음 주 중 의대 증원 관련 입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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