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가 빅텐트 형성에 성공하자 여야 관계자들의 비난과 조롱이 쇄도했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이런 반응이 ‘제3지대 실패 확신’과 ‘공천 탈락자의 이탈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제3지대인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이 손을 맞잡았다. 총선을 60일 안으로 들어온 상황에서 제3지대가 힘을 합치면서 추진력을 얻었다.
이들은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고 지도부의 명칭은 최고위원회로 결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공동대표를 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총선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맡기로 했다. 또 4개의 당이 합당하는 행사인 ‘통합합당대회’는 설 연휴 이후에 하기로 예고했다.
제3지대 빅텐트에 거대양당 관계자들은 즉각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공세에도 반응이 없던 국민의힘도 이례적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백그라운드가 다른 분들이 모여 만든 당”이라며 “순수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온갖 세력이 잡탕밥을 만든 개혁신당은 ‘페미·친문·좌파 정당’이 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드디어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옷을 입게 된 것을 축하한다. 다만 정치인은 지지자를 속이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전날 “이낙연 이준석 품으로? 결국 이거였나”며 “이낙연과 이준석은 마이너스 통합이다. 양측 지지자가 서로 보기 싫어서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없는 살림 이것 빼고 저거 뺄 것이냐”며 “총선 이후로 또 외국으로 내뺄 것이냐”고 이낙연 공동대표를 비꼬았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탈당파가 개혁신당에 흡수 합당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슨 소리를 해도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탈당파는 이준석에 흡수된 것”이라며 “정당법상 개혁신당의 법적 대표자는 이준석으로 직인이 없이는 법적 효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3지대가 거대양당에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당에 있다 나간 인물들이 신당을 창당하는 게 거슬렸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 강한 엄포는 공천 이후 탈락자에게 사전 경고를 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양당의 비판 메시지를 보면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비꼬는 것으로 보인다. 탈당자의 신당이라 거슬렸을 것”이라며 “제3지대 빅텐트에 합류한 인물의 지지층의 너무 다르다는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엄포’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로 위성정당이 생길 위기에 제3지대가 힘을 합친 상황이다. 한 자리 수 이상의 의석은 어려울 것”이라며 “위기감에 비판과 경고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각 당 공천 탈락자가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제3지대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엄포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초기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선을 긋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