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명동에서 벌어진 ‘퇴근길 버스 대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버스 정류소를 새로 만들고 노선 정차 위치를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시는 혼잡을 빚었던 명동입구 정류소 인근에 새 정류소를 신설해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퇴근 시간대 밀집이 높은 점을 고려해 8개의 광역버스 노선은 새롭게 신설되는 인근 광교 정류소와 명동입구B 정류소로 분산한다. 신규 정류소 2곳은 오는 24일부터 운영한다.
운행 경로 변경도 이뤄진다. 명동입구 5개 노선은 인근 지역에서 회차하고, 2개 노선은 명동입구 정류소 무정차 통과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연구원의 사전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정으로 명동입구 정류소의 평균 버스 대기행렬은 312m에서 93m로 준다. 일반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17.9㎞에서 21.7㎞로 개선된다.
남대문세무서·강남역 등 노선 분산
시는 명동 외에 광역버스 혼잡도가 높은 주요 도심 정류소 조정에도 나섰다.
옛 백병원 인근 남대문세무서 정류소는 경기도와 협의해 10개 노선을 신설 예정인 명동성당 정류소(가칭)로 이전한다. 기존 중앙버스 정류소 인근에 가로변 정류소를 신설, 노선을 분산 배치해 버스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는 것이다.
남대문세무서 정류소 조정 후 승하차 분산 등의 효과를 서울시립대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삼일대로 통행 시간이 약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명동성당 교차로는 운행 노선의 83%가 경기 버스이고, 중앙차로 집중으로 과밀을 겪고 있다.
강남역, 신논현역, 사당역도 경기도와 협의해 상반기 내 정류소 조정, 연내 노선 조정을 추진한다.
중앙 정류소에 노선이 집중된 강남역은 인근 3개 가로변 정류소를 만들어 버스 노선을 분산한다. 신논현역은 5개 노선의 정차 방향을 인근 정류소로 옮기고 사당역은 1개 노선을 사당역4번출구앞 정류소로 이전해 혼잡도를 완화한다.
이밖에 시는 정류소 인근에 계도 요원을 배치해 혼란을 방지하고 현장 질서를 확립한다. 지난달 8일 명동입구 정류소를 시작으로 현장 계도 요원 투입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이는 모범운전자연합회와 협의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대광위·경기도와 광역버스 노선 조정 협의체
노선 조정은 광역버스 면허권자인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관계기관 실무협의체를 거쳐 운행경로 변경 등 노선 집중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다음 달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는 대광위와 노선 조정 협의를 추진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일부 정류장에 광역버스 등 다수 노선이 집중적으로 몰려 승객 탑승 시 불편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무단횡단 등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대광위·경기도 등 관계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 혼잡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