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50인 미만 확대 한 달, 사망 9건 발생…유예 목소리 지속

중처법 50인 미만 확대 한 달, 사망 9건 발생…유예 목소리 지속

기사승인 2024-02-26 10:24:50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확대 적용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이 논란 끝에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법 적용 유예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5인 이상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된 후 5∼49인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는 총 9건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일터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이다.

2022년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된 후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추가 유예를 거쳐 지난달 적용됐는데, 경영계와 당정의 거센 추가 유예 요구로 막판까지 여야 협상이 이어졌으나 합의가 불발돼 그대로 시행됐다.

법 확대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 부산 기장군의 폐알루미늄 처리업체에서 3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진 것을 시작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6일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진 중독 사고의 경우 원청 현대제철과 50인 미만 하청업체가 모두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됐다.

노동부는 이들 사고에 대해 곧바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아직 50인 미만 사업장 대표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입건된 사례는 없다.

입건 후 검찰 송치, 기소, 재판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처음 시행되고 이틀 후인 29일 사고가 발생한 삼표 채석장 사고(3명 사망)의 경우 오는 4월에야 첫 정식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2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법안을 처리해주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29일 유예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법 시행 전 적극적으로 유예 목소리를 내온 주무부처인 노동부의 경우 일단 법이 시행된 만큼 엄정한 적용을 강조하는 한편 5∼49인 사업장 83만7000곳 전체에 대한 산업안전 대진단에 힘쓰고 있다.

노동부는 사업주단체가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해 소규모 회원사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사업도 지난 19일부터 공모를 시작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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