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동통신가입현황 통계 기준을 5년 만에 손질한다.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를 두고 희비가 갈렸던 KT와 LG유플러스의 신경전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oT 수주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서 이동통신 분야 분류 기준을 바꾸는 방안이 확정됐다. 사람이 사용하는 통신과 IoT 등을 구분 지어 통계를 따로 산출한다는 것이다. 또한 휴대폰 중심으로 세분화된 통계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신사 점유율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동통신 가입 현황에서 SKT 3127만5687 회선, LG유플러스 1849만4489 회선, KT 1714만8300 회선 순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가입 회선 수에서 KT를 제친 후 2위를 유지해 왔다. 다만 사람이 사용하는 휴대폰 고객용 단말기 회선 수에서는 KT가 1351만6647 회선으로 LG유플러스보다 약 250만 회선 많다. 이로 인해 2위 사업자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새로운 통계 기준을 활용하면 KT가 다시 공고한 2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통계 기준 변화와는 관계없이 통신사의 IoT 수주전은 지속해 치열해질 양상이다. 한국전력은 이달 중 가정용 원격검침인프라(AMI) 6차 사업 입찰 공고를 낸다. 검침기 회선 약 100만대에 대해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검침기 회선은 개당 단가 낮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검침기 등 IoT 회선의 단가는 낮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휴대폰 등 사람이 쓸 수 있는 회선은 향후 증가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휴대폰 고객용 단말기 회선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5500만~5600만개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IoT 회선은 다르다. 2018년 12월 기준, IoT 회선은 602만6334 회선에 그쳤으나 지난해 12월 2210만5725회선으로 늘어났다. 5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차량관제와 원격관제, 무선결제 등 모두 골고루 규모가 늘어났다.
IoT 회선은 배달로봇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현장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 등에서 IoT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 등을 적극 도입 중이다.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위험 상황에 대해 관계자에 알려주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때도 IoT 회선이 사용된다.
전문가는 미래 가능성을 염두, 통신사들의 IoT 사업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이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더라도 IoT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