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삼천지교’ 지역인재전형…“서울보다 기회 많은 지방유학”

‘의대삼천지교’ 지역인재전형…“서울보다 기회 많은 지방유학”

기사승인 2024-04-03 06:00:13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의대 모집정원 확대와 비수도권 중심 의대 증원으로 지역인재전형을 노린 ‘의대삼천지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 수험생과 학부모도 의대 진학의 기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전문가는 교통여건 개선 등으로 지방유학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고 수험생들은 지방 유학으로 충청권 의대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27~28일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가 의대 선호도 및 지방 유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으로  의대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90.5%)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지역인재전형을 노린 지방유학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의대 진학목적으로 지방권으로 이동하는 학생이 많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7명(75.5%)은 지방유학이 많아질 것이라 예측했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 및 시행령에 따른다. 지방의대 26개교가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의 40%(강원·제주는 20%)각 대학이 속한 6개 권역(부울경·대구경북·강원·충청·호남·제주 권역)의 고등학교를 3년 동안 재학해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전 과장을 이수한 학생에 한해 선발하도록 정해졌다.

비수도권 의대 증원과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학을 육성해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지역·필수 의료 분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증원·의료 개혁,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정부의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 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은 수억 원의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정상적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 의사 증원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부연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비수도권 의대 증원과 지역인재전형이 열악한 지역의료 환경을 해결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수도권보다 문턱이 낮은 지방의대 진학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김모(15)씨는 지방의대 입학을 위한 지방유학에 대해 “기회가 더 많아진 것”이라고 정의했다. 김씨는 “수도권 내 의대에 입학하면 좋겠지만, 지금 실력이 그대로 수능까지 이어진다고 하기엔 변수가 많다”며 “입시엔 100%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의대에 갈 수 있다면 지방 유학쯤이야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유학을 떠나는 김에 지역인재전형과 농어촌특별전형까지 고려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44)씨는 충청권 대도시 인근 소도시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강씨는 “대도시 인근이면 문화생활이나 교육 등에서도 크게 멀어지지 않고, 충청권이면 서울과 멀지 않아 괜찮을 것 같다”며 “이왕 내려가는 거 수시와 정시 다 준비하며, 지역인재전형에 농어촌특별전형까지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는 교통 여건 개선으로 서울수도권 거주 학부모들이 중학교 입학에 맞춰 지방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종로학원은 “전국적으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며 지방으로 유학을 떠나는 지역이동 현상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8학년도 수험생인 현 중3 이하부터는 중학교 때부터 입학과 졸업을 지방권에서 해야 지역인재전형 자격을 얻을 수 있다”며 “중학교는 지방권으로 진학한 후 고등학교는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 또는 지역내에서 이과중심으로 운영되는 자사고 중심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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