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22대 총선에서 범야권 ‘멱살캐리’(멱살을 잡고 끌고 올라간다)를 만들어냈다. 투표를 포기한 진보지지층을 대상으로 ‘비조지민’(비례는 조국혁신당, 지역구는 민주당) 캠페인을 해 결집을 이끌어냈다. 반면 다른 제3지대는 초기 갈등으로 동력을 잃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11일 공개된 22대 총선 제3지대 결과는 조국혁신당이 12석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2석,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1석을 획득했다. 진보당도 야권 단일후보로 지역구 1석을 잡아냈다.
이 결과로 제3지대 네 곳이 22대 국회 원내정당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조국신당은 원내 제3정당으로 발돋움했지만, 초기에 관심을 끈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기존 제3정당인 녹색정의당은 의석을 얻지 못했다.
22대 총선 제3지대 주요 변곡점은 지난 2월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결별부터 시작됐다. 제3지대 빅텐트로 양당체제를 타파하겠다고 했지만 당내 격돌로 11일 만에 결별해 동력을 잃었다. 개혁신당은 새로운선택에서 합류한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로 인해 주요 지지층이 흔들리기도 했다.
신당들이 흔들리는 사이 조국혁신당이 지난달 3일 창당해 ‘정부 심판론’을 꺼내 들고 돌풍을 일으켰다. 유권자들의 제3지대 빅텐트 기대감을 흡수하고 민주당 당내 파열음으로 마음이 떠난 지지층을 붙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이 ‘몰빵론’을 꺼내 들자 ‘비조지민’으로 구호를 바꾸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정부심판론의 시기도 적절했다.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 2년 차 말에 실시돼 중간평가적 성격이다. 고물가와 불안한 국정은 조국혁신당의 전략에 힘을 실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우리가 거부할 수 있게 되면 세상은 변한다”며 “오늘 이 자리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모든 시민이 분노해 촛불을 들고 일어나 해당 정권을 조기종식 시킨 장소”라고 소리 높였다.
전문가는 조국혁신당의 성공 요인으로 당의 색채를 선명하게 가져간 점을 꼽았다. 반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동력 상실 문제를 두고 결별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 결과 22대 총선에서 같은 제3지대임에도 큰 의석수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전략 중 제일 잘한 것은 정권심판론이 흐려졌을 때 등장해 재차 불을 지핀 것”이라며 “자신의 색채를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3지대 빅텐트 기대감을 높이고 조기 결별해 그 기대감을 조국혁신당이 흡수했다”며 “투표를 거부한 진보층을 독려해 총선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미래의 지역구 1석은 민주당 후보의 공천 취소로 발생한 어부지리 결과”라며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2석을 받아 턱걸이로 살아남게 됐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