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이 각 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증원을 중단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이날 강원대·제주대·충북대 의대생 총 485명이 각 대학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대교협)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의대생들은 총장과 ‘재학 계약’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고, 대교협은 입시계획을 승인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단체일 뿐”이라며 “의대생들과 총장·대교협은 이 사건 신청과 어떠한 사법상 계약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입시계획 변경이나 변경 승인이 ‘고등교육법’에 위반돼 무효라도 하더라도 입학 정원 증가로 의대생들의 법적 지위에 불안·위험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에 관한 권리가 있음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의대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은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법률관계의 당사자인 국가를 채무자로 하는 소송에 해당해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당사자 소송에 해당한다”며 “일반 민사법원이 아닌 행정법원의 전속 관할에 속한다”고 이송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의대생들은 정부를 상대로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신청인 적격이 없다”며 연이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간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이 각각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8건 중 7건은 ‘원고 적격성’을 이유로 법원에서 각하됐다.
현재 각 대학은 정부가 지난달 배정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반영해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각 대학은 이날까지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반영한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을 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