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AI)을 통해 더 똑똑해진다. AI가 하루 6만건의 기사를 분석, 국제 정세를 빠르게 파악해 위험을 최소화할 대안을 제시한다.
삼성SDS는 20일 서울 잠실캠퍼스에서 ‘첼로스퀘어 미디어데이’를 열고 AI를 활용한 디지털 물류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 방안을 밝혔다. 첼로스퀘어는 삼성SDS의 디지털물류 플랫폼이다. 물류 운영을 효율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이날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재편 △기후변화 등 물류사업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들을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국제 사회에서 여러 이슈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막을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고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첼로스퀘어를 통해 위험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삼성SDS는 머신러닝과 생성형 AI를 물류 시스템에 적용, 리스크 대응 속도를 높였다. 전 세계 각국에서 하루 6만건의 뉴스를 수집해, 머신러닝 기반으로 물류 위험도를 감지한다. 이어 물류 위험도를 학습한 생성형 AI가 등급을 산정한다. 항공편 지연과 지진, 노조 파업 등에 대해 각각 1등급, 2등급, 3등급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36개국 거점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전담팀이 이를 토대로 신속한 대응 방안을 수립한다. 기존 하루가량 걸리던 대응 시간이 AI를 통해 2시간으로 단축됐다.
실제 대응 사례도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당시, 삼성SDS는 상황을 즉시 감지했다. 이스라엘 도착 예정 항공 물동에 영향이 있음을 고객에게 알렸다. 이후 확전에 대비해 오만과 UAE 등 인근 항구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후 주변국을 활용하는 대체 운송 방안을 제시해 예정된 시간에 운송을 완료했다.
생성형 AI는 물류 운영 업무에도 ‘챗봇’ 형태로 적용됐다. 메뉴별로 클릭해 정보를 파악할 필요 없이 생성형 AI와의 대화만으로 견적 조회와 필요한 컨테이너 개수 산정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피트 컨테이너를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보내면 얼마야?”, “내 화물 위치 추적해 줘” 등의 질문을 생성형 AI가 이해, 빠르게 답을 내놨다.
물류의 가시성도 AI를 통해 확대됐다. 화물 이동 시간과 비용, 환경 영향 등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선박 예상 이동시간 및 항만 체류시간 등을 계산해 정교한 도착예정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정세 분석을 통해 항구 정박료, 체선료(하역 지연으로 선박이 정박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등 향후 비용도 예상할 수 있다. 운송수단별 탄소배출량과 탄소집약도도 보여주며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도 지원한다.
김성곤 삼성SDS 첼로스퀘어 운영팀장(상무)은 “물류 비용의 경우 15개의 섹터를 통해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구간까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추이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대다수의 기업이 10월쯤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같은 데이터를 통해 물류비 운영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