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 예고에…유통가, ‘농산물 수급’ 대비 분주

폭염·장마 예고에…유통가, ‘농산물 수급’ 대비 분주

기사승인 2024-06-24 17:59:12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수박 매장 내 ‘씨드리스 그린 수박’이 진열돼 있는 모습. 롯데마트 

한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보다 이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본격 장마까지 앞두고 있어 채소·과일값이 급격히 오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청상추 4㎏ 한 상자 도매가격은 2만625원으로 전월 같은 날(9229원)보다 123% 넘게 증가했다. 시금치(4㎏)와 풋고추(10㎏)도 같은 기간 37.25%, 22.61% 각각 올랐다.

당근은 1㎏에 3378원으로 전월보다 10.6%,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6% 올랐다. 봄철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7~8월 장마철에 쏟아질 ‘물 폭탄’ 역시 농산물 물가를 끌어 올릴 전망이다. 과일의 경우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장마철에 취약한 농산물로 분류된다. 특히 습기를 잘 머금는 복숭아와 자두의 경우 장마에 취약하다. 심해지면 당도가 떨어지고 상품성이 하락해 판매가 어려워진다. 사과와 배도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충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3% 감소한 1만9000톤으로 추산됐다. 올해 사과 생육은 양호한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과 잦은 강우로 수정률이 감소했고 낙과도 늘었다. 배도 병충해 발생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이에 정부와 대형마트들은 여름철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수박 산지 다변화를 통해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7월 집중 호우 가능성에 따라 수박의 경우 7월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산지인 충북 음성, 전북 고창 외에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무주 등 산지 다변화를 통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수박 대비 껍질이 두꺼워 고온에 강한 ‘씨적은 수박’ 품종의 물량도 확대 운영한다.

이마트는 장마와 폭염에도 높은 당도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상품 운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타이벡 자두' 물량을 전년 대비 20~30% 확대하고, 복숭아의 경우 비가 와도 품질과 당도가 잘 떨어지지 않는 딱딱한 '아삭 복숭아' 품종을 지난해 대비 약 20% 가량 늘린다.

이마트는 습한 날씨와 더위로 인한 탄저병, 병충해 피해 등을 사전 방지하는 목적으로 농가 협업을 통해 철저한 방제 작업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지정 농장의 전용 시설에서 재배하는 샤인머스캣 물량을 늘리고 수박, 참외 등 여름 과일 당도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부도 기후 인플레이션에 따른 식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7일 “농산물 가격 급등락의 원인은 기후 변화”라며 “기후 변화에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 방안과 농산물 수급 안정 방안 등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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