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K리그 최강으로 군림했던 전북 현대. 이번 시즌은 얘기가 다르다. 역대 최악의 부진에 빠지며 ‘꼴찌’로 추락했다. 이때 마주한 한 계단 위 대전. 전북이 황선홍호를 상대로 꼴찌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전북은 오는 7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1라운드 대전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전북은 승점 16점(3승7무10패)으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경기 내용도 처참했다. 지난 20라운드에서 FC서울을 만나 1-5로 대패하며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전북이 서울에 무릎을 꿇은 건 2017년 7월2일 이후 7년 만이다. 이 경기에서 주장 김진수는 시즌 두 번째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몇몇 선수들은 팀 대패에도 불구하고 클럽을 찾아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전북은 현재 13라운드 광주전 이후 7경기 연속 승이 없다. 무승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 티아고의 감각이 유지돼야 한다. 티아고는 2라운드 수원FC전에서 첫 득점을 올린 이후 줄곧 침묵하다 19라운드 포항전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직전 20라운드에서도 골을 넣으며 두 경기 연속 골을 올렸다. 최근 득점 감각이 좋은 티아고는 이번 경기에서 세 경기 연속 골 사냥에 나선다.
한국영의 활약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 한국영은 지난 라운드, 패배에도 팀 내 패스 성공 2위(50회), 공격지역으로의 패스 성공 2위(10회), 중앙지역 전진패스 성공 2위(12회)를 기록하는 등 각종 패스 데이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공수를 부지런히 오가며 전북의 전개를 조율하는 한국영이 이번 라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전북의 승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홈팀 대전은 승점 18점(4승6무10패)로 전북 바로 위, 11위에 자리했다. 대전은 지난 20라운드 수원FC전에서 0대2로 패배하며 18라운드 광주전 2-1 승 이후 2연패에 빠졌다.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상황에서 승점을 올리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2006년생 신예 공격수 윤도영의 활약은 빛났다. 수원FC전에서 윤도영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과감한 돌파와 빠른 공격 전개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윤도영이 공격의 물꼬를 터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영입생’ 천성훈, 박정인의 득점포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 대전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천성훈, 박정인, 마사, 김민우, 김문환 등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전력 보강을 통해 후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라운드 승리를 통해 흐름을 바꾼다면 대전은 이적생과 함께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다.
‘3연승 도전’…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수원FC
수원FC(5위·승점 33)는 지난 20라운드 대전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부상 선수들의 이탈에도 경기를 주도하며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FC는 이번 라운드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시즌 초반 수원FC는 최전방 공격수의 결정력 부재가 숙제였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은 이승우, 안데르손, 지동원을 번갈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제로톱 전술’을 활용해 공격력 고민을 해소했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이번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며 8도움을 올린 안데르손이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최근 수원FC에 합류한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도 팀에 빠르게 적응하며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권경원을 영입해 수비력을 강화했었다. 다만 수비의 많은 역할이 권경원에 몰려 체력적인 부담이 존재했는데, 손준호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줬다. 수원FC는 최근 연승으로 물오른 분위기에 힘입어 선두권 진입에 다시 도전한다.
수원FC는 이번 라운드에서 울산(2위·승점 38)을 만난다. 양 팀의 최근 10경기에서는 울산이 9승1패를 거두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원FC는 이번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3연승 도전과 함께 울산 상대 열세 극복에 나선다. 수원FC와 울산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은 오는 5일 오후 7시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제주의 해결사’ 헤이스를 주목해라
제주(8위·승점 23)는 지난 20라운드에서 광주를 만나 1-2로 패했다. 제주는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하며 승점 3점만 추가했는데, 반등을 위해서는 스트라이커 헤이스의 활약이 필요하다.
2021시즌 광주에서 K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헤이스는 2023시즌에 제주로 이적했다. 헤이스는 지난 시즌 광주에서 36경기 8골5도움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올 시즌에도 18경기에 나서 3골2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제주는 주전 공격수 유리 조나탄의 부상과 진성욱, 서진수의 부진으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헤이스가 최근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해결사의 면모를 선보였다.
헤이스의 공격 기여도는 지난 라운드 공격 부가 데이터에서도 두드러진다. 헤이스는 중원에서부터 최전방까지 넓은 지역을 커버하며 많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팀 내 공격지역 전진패스 성공 1위(3회), 공격지역으로의 패스 성공 2위(7회)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헤이스가 이번 라운드에서도 역할을 다해준다면 제주는 득점 갈증을 해소하며 승리를 노릴 수 있다.
제주는 이번 라운드에서 서울을 만난다. 양 팀의 이번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2-0 승리를 거뒀다. 제주가 헤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상승세의 서울을 꺾을 수 있을지는 오는 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