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감염질환에 대한 방어력이 낮아져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예방접종에 대한 궁금증을 원자력병원 가정의학과 고영진(사진) 과장과 함께 풀어봤다.
Q. 꼭 맞아야 하는 성인예방접종은?
-성인은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이 권고된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 백신은 매 10년마다 접종을 해야 한다. 노년층에 치명적인 폐렴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60세 이상이면 접종하고, 20∼30대는 A형간염 접종을 권하고 있다.
Q. 생백신과 사백신의 차이는?
-예방접종 백신은 크게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한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균을 배양한 후 독성을 약화시킨 뒤 백신으로 이용한다. 살아있는 균을 이용하는 만큼 접종 효과가 탁월하고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추가 접종을 하지 않거나 보통 한 번만 재접종한다. 하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일부 환자의 경우 생백신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사백신은 균을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처리한 후 이용하는 백신이다. 면역력이 떨어져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접종 효과가 생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경우에 따라 여러 번 접종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생백신은 대상포진, 수두, 홍역·볼거리·풍진, 결핵 백신 등이 있다. 사백신은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A형·B형 간염,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 백신 등을 들 수 있다.
Q.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생기면?
-접종 후 주사 부위의 통증이나 발열, 동통 등과 같은 국소 반응이 생길 수 있다. 국소적 이상 반응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수일 내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접종 후 20∼30분 정도 접종 기관에 머물러 이상 반응을 관찰하고 귀가하는 것이 좋다. 고열, 호흡곤란, 두드러기 등 부작용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도록 한다.
Q. 암 환자가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과 유의사항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중인 암환자의 경우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등의 예방접종을 권한다. 인플루엔자 접종은 항암치료 시작 2주전, 항암치료 중에는 다음 치료 시작 2주 전에 맞는 것을 권고한다. 그 외 사백신은 항암치료 최소 2주전, 종료 3개월 후에 접종을 권한다. 사백신은 항암치료 중에도 접종이 가능하지만 백신 효과가 떨어지므로 항암치료 기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두, 대상포진과 같은 생백신은 암 치료 중에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 다만 대상포진의 경우 사백신이 출시되어 면역저하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Q.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데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은?
-여행지와 기존 접종력, 항체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예방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입국에 필요한 백신으로는 황열 백신이 있으며, 수막알균 백신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순례 때 필요하다. 감염 위험이 국내보다 더 높은 개발도상국을 방문할 때는 A형간염 백신접종을 권한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장티푸스 백신을 맞고, 지역에 따라 수막알균, 광견병, 인플루엔자 백신 등을 접종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아직 예방 백신이 없어 여행지에 맞춰 예방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Q.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하나?
-예방접종은 언제 발병할지 모르는 감염병에 대응하는 첫걸음이다. 예방접종을 꺼리는 분들이 있는데 시판 중인 백신은 효과성과 안전성이 인정됐으므로 나이, 성별, 기존 예방접종력, 질환여부, 치료약물 등을 고려하여 개개인에게 맞는 접종을 받도록 한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면역 저하자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시기에 맞춰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 종류를 잘 알아두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