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의과대학생이 낙제점(F학점)을 받더라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한 정부 조치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판하고 나섰다.
의협은 11일 교육부가 내놓은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무리한 2000명 의대 증원을 억지로 실행하기 위한 교육부의 비상식적 대책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의대생이 일부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더라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통상 의대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된다.
의협은 “정부는 부실 교육, 저질 교육을 하라고 대놓고 종용하고 있다”며 “양질의 의학 교육에 앞장서도 모자를 교육부가 본연의 역할을 외면한 채 의학 교육의 원칙을 훼손하고 땜질식 조치를 열거하며 현 정권의 시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유급하지 않도록 F학점을 주는 대신 추후 성적을 정정해주는 ‘I학점(Incomplete·미완)’ 제도를 도입하는 게 과연 온당한가”라며 “이는 의학 교육의 질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타 학과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가 양산될 것이라고도 했다. 의협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는 양질의 의학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저질 의학 교육으로는 저질 의사만 양산될 뿐”이라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양질의 의학 교육이 담보될 수 있도록 비상식적인 조치를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