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이 사우디e스포츠 월드컵(EWC) 부진을 딛고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젠지e스포츠는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광동 프릭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0 완승을 거뒀다. EWC 탈락 후폭풍을 이겨낸 젠지는 리그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매치 7연승·세트 14연승을 내달렸다.
‘쵸비’ 정지훈은 이날도 젠지 중심으로 나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질 것 같지 않다”고 한 코르키를 잡고 협곡을 종횡무진 누볐다. 이 경기로 정지훈은 LCK 미드 라이너 중 역대 세 번째로 600전을 달성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정지훈은 “상대가 미드 코르키를 상대로 준비한 픽들이 있었다. 잘 대처해서 승리했다”면서 “600전에 많은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동은 2세트 LCK 최초로 ‘미드 제리’를 꺼내며 밴픽부터 정지훈을 견제했다. 이에 정지훈은 “‘불독’ 이태영이 라인전 체급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신경 썼다”면서 “제리가 나왔을 당시 연습 때 미드로 사용했었다. 스킬 구성상 코르키에 딜 교환이 밀릴 것 같았다. 라인전에서 손해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젠지는 지난 6일 EWC 8강 첫 경기에서 LPL(중국) 탑e스포츠(TES)에 0-2 완패를 당하며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패배는 젠지의 올 시즌 두 번째 패였다.
당시를 돌아본 정지훈은 “1세트는 TES가 준비한 트리스타나-아이번 조합에 말렸다. 2세트는 우리가 밴픽을 너무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실력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한국 돌아와서 티어 정리를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지훈은 “컨디션 영향은 없었다. 다만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밴픽에서 밀린 점이 가장 뼈아팠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럼블을 픽하겠다”라며 “패배는 항상 약이 될 수 있다. 패배를 잘 이용해야 성장한다. 그거에 맞게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젠지는 오는 13일 디플러스 기아와 일전을 벌인다. 양 팀은 만날 때마다 혈투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지훈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디플러스 기아는 우리를 이기고 싶을 것”이라고 입을 연 정지훈은 “나도 디플러스 기아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하고 싶다. 디플러스 기아의 인게임 방향성을 파악해서 그 부분을 주의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