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액상형 담배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BAT로스만스가 담배의 정의를 확대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발의에도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지속 검토할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 사용에서 ‘연초 및 니코틴’ 사용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 발의했다. 현행법상 담배로 간주하지 않아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액상형 담배를 법적 테두리에 넣는다는 것이 골자다.
현행법에 따르면 연초가 주원료가 아닌 합성 니코틴 액상은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온라인 판매·판촉이 가능하다. 건강 경고 문구나 그림을 제품에 붙이지 않아도 되고, 담배 관련 세금이나 부담금도 물지 않는다. 일반 담배는 온라인판매가 불가능하며 건강 문구와 그림도 필수다.
특히 합성 니코틴 담배 제품은 청소년 판매 처벌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의원은 교육환경 보호구역 안에도 매장 설치가 가능해 청소년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신종 담배에 대한 규제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무분별한 유통에 따른 세수 결손, 청소년 흡연 증가 등 사회적 논란이 야기됐다”며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율을 낮추고 학교 앞 유해환경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담배 제조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그룹의 한국계열사 BAT로스만스는 개정안 발의 내용은 모니터링을 통해 알고 있지만 입장은 변함 없다고 설명했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발의 내용은 모니터링해 알고 있다”며 “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는 여전히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스펙이 정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유해성 논란이 잇따르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두 차례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에 따라 KT&G도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는 등 주요 담배 기업들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업에서 철수했다.
반면 BAT로스만스는 공백으로 남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계획을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BAT로스만스는 지난달 액상 전자담배를 추가로 출시하고 “여러 측면에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리더십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담배 업계 관계자는 “BAT로스만스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사이에서 다른 통로를 모색하고자 규제가 없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으로 진출했다”며 “이익을 내기 위해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오는 12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는 연구 용역을 마치면 이를 담배사업법에 포함할지 등에 관한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