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가 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려는 가운데 반도체 인력 양성을 담당할 원주 미래고등학교와의 협력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일 원주시에 따르면 2031년까지 1만 명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배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의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목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래고의 전기과와 모바일전자과는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부터 반도체 계열 학과 개편 재구조화를 수 차례 제안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전기과와 모바일전자과의 현재까지 높은 취업률과 안정적인 신입생 모집률이 기존 학과 개편에 대한 저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고 관계자는 “아직까지 반도체과로 개편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역 관련 기업으로부터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할 수 있는 협약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에 원주시는 미래고와 협력을 통해 기존 전기과와 모바일전자과의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반도체 관련 커리큘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고 관계자는 “이는 학생들이 이미 익숙한 학과에서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반도체 인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각 지자체마다 반도체 계열 학과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상황이 향후 반도체 인력 시장에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도교육청 간에 반도체 계열 학과에 대한 현황 파악이 어렵고, 특정 교육과정을 운영해도 학생들의 지원이 적어 모집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반대로 과도한 모집이 발생할 경우, 반도체 인력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고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현황을 지켜보고 학과 개편 재구조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반도체 인력 양성을 담당할 도내 특성화 고등학교들 중 춘천기계공고(스마트금영과)와 강릉중앙고(전기전자과)가 대표적이다. 춘천기계공고는 반도체 계열로 학과 개편 재구조화를 통해 반도체 기계 분야의 생산, 설비, 유지, 관리, 보수에 집중하고 있으며, 강릉중앙고는 반도체 설계 지원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원주 반도체 산업 육성은 민선 8기 공약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인력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산업단지 조성, 기업 유치를 포함한 4대 전략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