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우정분야에 몸담으며 갈고 닦은 경험을 제대로 쓰고 싶었다. 8월19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송관호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의 이야기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우편사업진흥원 본사에서 만난 송 원장은 “우편서비스가 국민의 삶에 함께하고,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원장이 이끄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우편사업진흥원·POSA)은 우정사업본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1930년에 태동해 93년 동안 장수하며 국민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해 왔다. 현재 우체국쇼핑몰·우편고객센터·우표박물관 운영, 문화우편상품 전자우편 제작 등 핵심 사업을 총괄한다.
송 원장은 ‘더 새로운 우편이 만드는 웃음 가득한 대한민국’이라는 경영 비전을 실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편사업진흥원의 업무 처리방식·전문역량·고객서비스 수준을 과감하게 변화시키고, 적극적인 소통과 가치 있는 공적 역할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경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혁신·전문역량·지속성장·건강안전·고객감동·동행을 6대 핵심 가치로 선정했다”며 “올해 초 확정한 ‘POSA 디지털 혁신 추진전략’을 동력으로 사업을 추진해 업무역량을 한층 높이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우편사업진흥원 사업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우체국쇼핑은 송 원장 취임 후 나날이 발전 중이다. 지난해 대비 수익이 3%이상 증가해 연 매출 2300억을 기록했다. 우체국쇼핑과 지자체·공공기관 간 협업을 통해 농어민·소상공인의 판로 지원에 힘쓴 결과다. 소비자는 전국 팔도의 우수한 특산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고, 농어민·소상공인은 매출 증대 효과를 얻는 일거양득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상생 유통에 기여한 공로로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런 성과에는 “새로운 개념의 우편서비스를 통해 미래에도 지속 성장하겠다”는 송 원장의 강한 의지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우편사업진흥원은 지난 12월 우체국쇼핑의 자체 방송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재 육성 일환으로 ‘사내 쇼호스트’를 선발했다. 선발된 사내 쇼호스트들은 방송 전문 교육을 받고 우체국쇼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송 원장은 “우리 기관의 미래는 인재 육성에 있다”며 “앞으로 쇼호스트뿐만 아니라 적용할 수 있는 업무 영역에 걸쳐 능력에 맞는 업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우편 제작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우편사업진흥원은 민감정보가 포함된 법원·경찰청·법무부 등의 우편물을 전담해 제작 중이다. 예산 절감과 우편 고지의 지연·분실에 따른 불편 해소, 개인정보 누출 방지의 효과가 뛰어나 각광받고 있다. 송 원장은 “‘첨단 우편서비스 제공과 창의적 우정문화 조성으로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미션 달성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40시간 동안 직원들과 함께 ‘AI 직원 교육’을 받는 등 디지털혁신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우편사업진흥원은 우편고객센터 상담사와 독거노인 1:1 사랑 잇기, 장애인·청소년·다문화 가족 등 소외계층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문화 체험, 우정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공적 역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타공공기관 최초로 ESG 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관경영의 핵심 요소로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뜻을 내포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구축도 송 원장이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입사 10년 이내로 구성된 ‘포렌즈(POSA+Friends)’를 운영하며 수평적인 소통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임직원들의 업무 환경 개선과 복지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본사 건물 1층에 설치된 ‘로봇 커피부스’가 대표적이다. 조달청의 혁신제품으로 임직원들에게 하루 100잔가량의 커피를 무료 제공한다. 송 원장은 “열심히 뛰어 준 직원에게 고마움과 소소한 행복을 주고 싶었다”며 “진흥원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건강과 근무하고 싶은 직장 분위기가 밑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AI 고객상담 챗봇’, 무거운 우편물을 대신 날라주는 무인운반차 ‘나르미 로봇’ 도입도 그 일환이다. 이밖에 매월 고객들에게 칭찬받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드와 꽃을 보내거나, ‘전 직원 마음건강챙김’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등을 실행하고 있다.
송 원장의 노력에 힘입어 우편사업진흥원은 우정사업본부 기타공공기관 첫 경영평가에서 기관 최초로 S등급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송 원장은 “모두 직원들의 노고 덕이다. 역량 있고 에너지 넘치는 직원들과 일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기관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현안 사항을 직원들과 함께 토의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나에게 우편진흥원이란 ‘천생연분’ 같은 곳이다. 앞으로도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