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이정섭(53·사법연수원 32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이 검사는 곧바로 대전고검 검사로 복귀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이 검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 중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등,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부분,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수사 무마 의혹 부분은 행위의 일시·대상·상대방 등 구체적 양상, 직무집행과의 관련성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소추 사유들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또한 집합금지명령 위반과 위장전입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의 지위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므로 피청구인의 직무집행에 관한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증인신문 전 증인 면담 부분에 대해 헌재는 “이 사건 사전면담이 헌법 제27조, 구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또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증인신문 전 증인 면담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와 헌법 제7조 제1항의 공익실현의무를 위반했으나, 그 위반이 피청구인을 파면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아 이 사건 심판청구가 기각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1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180명 중 가결 174표, 부결 3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이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의결했다. 국회는 일반인 수사기록 및 전과기록, 범죄경력 무단 열람 및 조회, 2020년 12월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한 대기업 고위 임원에게 접대를 받은 사실, 집합금지명령 위반 의혹,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처남 마약 사건 수사 무마 의혹, 증인신문 전 증인 사전 면담, 딸의 초등학교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을 했다는 의혹 등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반면 이 검사는 위장전입 외에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검사의 탄핵 사건과 관련해 헌재는 총 3차례 공개변론을 여는 등 약 9개월간 심리해왔다.
검사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재의 판단은 이번이 두 번째다. 헌재는 검사로서 처음 탄핵이 소추된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 탄핵 사건에 대해서도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