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속 배어나는 짙은 감정…‘사랑 후에 오는 것들’

후회 속 배어나는 짙은 감정…‘사랑 후에 오는 것들’

기사승인 2024-09-26 06:00:07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왼쪽)와 이세영이 쿠팡플레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호흡을 맞췄다. 쿠팡플레이

한국 배우 이세영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국적을 뛰어넘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오는 27일 공개를 앞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서다. 작품이 다루는 사랑은 무르익지도, 활활 타오르지도 않는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별한 연인 사이 오가는 감정에 집중한다.

극에서 준고와 홍을 각각 연기한 사카구치 켄타로와 이세영을 지난 13·19일 각각 서울 삼청동 일대 카페에서 만났다. 두 배우 모두 한일 합작 드라마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영은 홍으로서 일본어 대사를 다수 소화하며 제 감정을 전하고, 사카구치 켄타로는 짙은 후회에 시달리는 준고가 돼 홍에게 절절한 미련을 드러낸다. 두 배우가 눈빛과 목소리로 전하는 감정이 드라마의 주요 관전 요소다.

이세영. 쿠팡플레이

이세영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던 정통 멜로여서 좋았다”고 했다. 이별 후 나누는 절절한 감정과 애틋함에도 공감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뛰어들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드높은 언어 장벽 앞에 좌절할 새 없이 언어 공부에 매진했다. 이세영은 “대사의 80%가 일본어였다”며 “일본어로 번역한 대사를 촬영 직전 접하자 오히려 고민 없이 기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때로는 말 대신 감정이 소통의 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이세영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이 같아 어려움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사카구치 켄타로의 대표작인 ‘남은 인생 10년’을 보며 일본어의 정서를 익혔다던 이세영은 “일본어 선생님의 어투 외에도 다른 일본어 뉘앙스를 담아 내가 하고 싶은 표현법을 익혔다”고 했다. 두 배우의 견해차가 대본에 반영된 일도 있다. 대본 속 일본 남성 준고가 고백을 남발하는 것을 보며 사카구치 켄타로가 준고의 지나친 다정함을 지적한 반면, 이세영은 오히려 표현을 안 한 게 문제라고 봤다. 이세영은 “우리가 겪은 문화 차이를 홍과 준고도 동일하게 느꼈을 것”이라며 “홍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더 하려 했다”고 짚었다.

사카구치 켄타로. 쿠팡플레이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 로맨스에서 신선함을 찾았다고 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한국 작품이다. 출연 제의를 받고 불안하던 것도 잠시, 문현성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마음을 돌렸다. 물론 드라마가 품은 감정선에도 이끌렸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어떤 것에 애정을 가진 작품을 선택한다”며 “만남과 헤어짐, 행복뿐만이 아닌 여러 감정을 솔직하게 담은 이야기를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작업한 이세영을 태양에 빗대기도 했다. 일본어를 비롯해 기타와 노래 연습까지 강행군이었어도 현장에선 힘든 티를 일절 내지 않았단다. 이세영의 열정은 곧 차진 호흡으로 이어졌다. 두 배우는 과거 열렬히 사랑하던 준고와 홍의 모습부터 이별 후 버석한 슬픔과 씁쓸함까지 감정의 여러 파고를 그려낸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대사가 없을 땐 표정과 눈빛으로도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면서 “헤어진 이후 5년 동안 느낀 거리감을 신경 쓰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호흡이 가장 도드라진 건 후반부 준고와 홍의 대화 장면이다. 실제로 통화하며 호흡을 맞춘 모습이 고스란히 드라마에 담겼다. 두 배우는 해당 장면이 가장 좋았다고 입을 모으며 “무한한 신뢰감이 느껴진 예쁜 장면”이라고 만족해했다.

이들 배우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계기 삼아 새 활동을 향한 꿈도 키웠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언어 장벽이 있겠지만 이번에 한국에서 사랑 이야기를 해본 만큼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세영은 일본어에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이세영은 “아예 일본인 역할을 맡거나 다양한 나라에서 그 나라 말을 배우며 연기하고 싶다”며 “쉽지 않아도 극복하면 될 일”이라며 환히 웃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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