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흉기차’?…中 조직적 댓글부대 한국 폄하하고 중국 호평

현대차가 ‘흉기차’?…中 조직적 댓글부대 한국 폄하하고 중국 호평

김은영‧홍선훈 교수 연구팀, 한국과 중국 산업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분석
네이버 중국인 추정 계정 77개 이상 발견

기사승인 2024-09-30 08:28:54
게티이미지

전기차·배터리·이커머스처럼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치열한 산업 분야의 국내 온라인 기사나 게시물에서 중국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부정적 댓글을 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홍석훈 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중 경쟁 산업 분야에 대한 인지전 실태 파악’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를 통해 국내 경제 분야에 대한 중국의 조직적 여론조작 실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3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네이버와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한국과 중국의 산업관련 국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분석했다.

또한 해외 선행 연구에서 활용돼온 기준인 중국식 번역체, 중국 고유 ID, 프로필 특성, 동일 ID 반복 댓글 등을 활용해 중국인 계정을 식별했다.  

연구팀이 네이버에서 확보한 77개의 중국인 추정 계정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점조직처럼 활동하면서 2개 그룹으로 나뉘어 국내 산업 기사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게재하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이버에서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스마트폰, 삼성,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주요 키워드를 담은 기사 70개를 무작위로 선택해 댓글을 분석한 결과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계정이 단 댓글 수가 많았다.

연구팀은 “한국인 추정 계정의 경우 기사에 따라 댓글을 달거나 달지 않는 등 불규칙한 활동을 보였지만, 중국인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은 특정 키워드 기사에 일제히 다 같이 댓글을 다는 등 비정상적인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공개한 전기차 관련 기사 댓글 중에서는 “중국차도 품질이 좋아졌는데 현기차(현대차·기아) 누가 사냐? 하루라도 빨리 접는 게 돈 버는 거다”, “중국 거 한번 타봐야지. 흉기차(현대차·기아를 비하하는 표현) 봐라. 좀 긴장해야 한다” 등과 같은 ‘겁주기’ 사례가 자주 발견됐다. 

연구팀은 유튜브에는 기사별로 최대 댓글 수가 2,698개가 달리며 네이버(454개)보다 더 조직적인 여론 선동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중국의 댓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프로파일링과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중국의 인지전 위협이 새로운 양상의 비물리적 전쟁이라는 인식 아래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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