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정신질환으로 병역면탈’ 래퍼 나플라, 집행유예 확정

‘가짜 정신질환으로 병역면탈’ 래퍼 나플라, 집행유예 확정

기사승인 2024-10-02 08:47:48
래퍼 나플라. 사진=메킷레인레코즈 제공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브로커를 통해 정신질환을 꾸며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나플라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은 뒤 병역 브로커의 시나리오에 따라 출근 기록을 조작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악화한 것처럼 연기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나플라는 약 1년간 반복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으나 대부분 실제로 투약하지 않고 집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는 소속사 공동대표 김모씨, 서초구청 공무원 염모씨와 서울지방병무청 공무원 강모씨도 동참했으며, 검찰은 이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나플라는 지난해 8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2심은 "대부분의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판결이 확정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며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앞서 나플라는 2020년 6월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형법은 한 사람이 여러 범죄로 한꺼번에 재판받는 경우 동종(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 제외)의 형인 때 형량이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2분의 1(1.5배)까지 가중할 수 있다고 정한다. 대륙법계 전통을 이어받은 우리 형법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다.

검찰과 나플라가 2심 판결에 각각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양측 상고를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은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범행을 지원한 병역 브로커 구모 씨는 징역 5년과 추징금 13억여원이 확정됐다. 나플라를 비롯해 배구선수 조재성, 축구선수 김명준·김승준, 배우 송덕호 등이 구씨의 손을 거쳤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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