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으로 돌아온 멸종위기종…자연성 회복 위해 “담당 조직 필요”

한강으로 돌아온 멸종위기종…자연성 회복 위해 “담당 조직 필요”

기사승인 2024-10-03 11:00:02
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별관2동에서 ‘한강생태계 보전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이예솔 기자

서울 한강에 수달과 맹꽁이 등 다양한 생물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 등 한강을 둘러싼 각종 개발 사업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한강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강이 본래의 자연성을 되찾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별관2동에서 ‘한강생태계 보전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특별시의회가 주최하고 이영실 서울특별시의회 의원과 서울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관했다. 앞서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인 2007년부터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07년 기준 생물종은 1608종이었다. 지난 2022년 기준 한강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2062종으로, 사업 전보다 30% 가까이 급증했다.

전문가는 한강의 자연성을 되찾는 작업이 좀 더 순조롭게 이뤄지게 하기 위해선 정책 일관성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성환 생태보전시민모임 대표는 “서울 한강 시민위원회 등 조직을 만들어 시민 참여를 통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제안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한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나침반이 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도 “서식하는 야생 생물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 측면에서도 체계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낙동강 하구엔 에코 센터가 존재한다. 그곳에서는 연구 활동, 조사 등을 일괄적으로 담당한다”며 “한강은 더 넓은 공간과 자연이 있다. 이용 측면에서도 가치 있는 부분을 부각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성 연구원은 강서습지를 두고 “올림픽대로가 강서습지공원을 둘러싸고 있다. 개화산과 강서습지 연결성이 차단된 상황”이라며 “유도울타리와 동물 진입 차단 울타리도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강습지와 개화산의 생태적 연결성을 고려한 보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자연성 회복 기본 계획을 토대로 단기, 중기 계획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계승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우선 시는 내년까지 한강에 수목 총 151만주를 심는다. 한강 주변에 밀도 높은 숲을 조성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미세먼지 저감도를 낮춘다는 취지다.

조성한 지 오래돼 노후한 총 5개 한강생태공원도 재정비한다. 앞서 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개소를 복원했다. 내년까지 5개소를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최영준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자연성회복과장은 “습지를 확대해 다양한 생물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정비할 것”이라며 “아이들 체험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한강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생물다양성 보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과장은 “한강은 보전과 이용의 치열한 전투가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고, 식물들도 서식할 수 있는 한강으로 적절히 조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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