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복통을 호소했던 50대 남성이 병원 10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한 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사실관계 파악 후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17일 보건복지부와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3시28분쯤 거제시 연초면의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 A씨가 복통과 구토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A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응급이송을 결정했다. 이에 창원, 진주 등 경남과 부산지역 병원 10곳에 이송을 문의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뒤 이어 거제의 B병원에서 진통제 주사와 검사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해당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을 마친 시간은 오전 4시46분이었다.
앞서 A씨는 전날 저녁 9시경 아랫배 통증 등으로 인근 응급실을 방문했으나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 등에서 특이사항이 없어 진통제 처치 후 귀가했다. B병원에서 급성 복막염을 진단받은 A씨는 당장 수술이 필요했지만 해당 병원에는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다.
복지부는 “당일 오전 3시28분 구급대 현장 도착 당시 환자 의식은 명료했으며 아랫배 통증과 구토 증상 등을 호소했다. 전날 방문했던 의료기관 연락 후 비뇨기학과 진료 필요성이 있다고 듣고 병원 선정을 진행했다”며 “중증도 Pre-KTAS 3단계로 분류돼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개입 없이 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협력 하에 병원 선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C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8시53분경 C병원에 도착한 A씨는 10시30분쯤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결국 이틀 뒤 사망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당시 환자의 의학적 상태 변화와 의료기관 처치 내역, 최초 이송 병원 선정과 전원 과정 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관할 지자체를 통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사실관계 파악 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경우 복지부 차원의 직접 조사도 검토하겠으며, 대응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되면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