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산주들의 주가 급등세 속에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목된다. 국내 증시를 외면한 외국인도 수천억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주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어서다. 투자업계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기대감과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기업 대표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이달초 30만95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38만1500원으로 23.26% 급등했다. 아울러 다른 방산주인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풍산 주가도 각각 20.32%, 16.21%, 11.41%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94%)을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이같은 급등세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 정황에 따라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 고조가 배경으로 해석된다. 통상 국제 지적학적인 위기가 고조되면 방산주는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수주 증가 등 반사이익 영향으로 실적 제고를 이룰 수 있어서다.
주목되는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인적분할 이후 다른 방산주의 수익률보다 높은 상승세를 선보여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부문에서 비방산부문인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인적 분할해 신설법인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설립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를 이끈 방산 부문에 집중하게 된 점을 투자 포인트로 봤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전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지상방산 부문의 성장성이다. 실적과 수주잔고 모두 성장성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 예상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거래정지 해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직전 거래일 대비 5.67% 오른 31만7000원에 거래를 종료한 뒤 지속적인 오름세를 시현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주요했다.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3299억원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해당 기간 순매도를 보인 점과 비교하면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다른 방산주와 비교해도 높은 순매수다. 외국인은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등에 대해선 각각 379억원, 567억 수준의 순매수에 그쳤다.
호재 요인도 아직 남아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조7844억원, 영업이익 34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52%, 197.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지난 8월1일 이후 관련 기업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15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40만1200원으로 직전 목표주가 대비 23.85% 올랐다. 이달 발간한 보고서 기준으로는 메리츠증권(46만원)과 한국투자증권(44만원)이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 대비 약 20%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본 것이다.
아직 중장기 수혜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월25일 6673억원 규모의 추진장약 생산설비 신규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이번 증설은 외부 수요를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현재 유럽은 러시아 대비 4분의 1 수준의 탄약 생산 캐파를 보유해 여전히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꾸준한 매출이 발생하는 장약 수출 사업은 주장비 수주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힌다”고 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매도 의견을 찾기 어려운 증권사 보고서 환경을 감안할 때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로 해석된다. 다올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3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음에도 투자의견 중립을 내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해양플렌트 사업을 위한 싱가포르 다이나맥 홀딩스 공개매수에 금전대여 5699억원을 결정했다”며 “인적분할 이후 순수 방산회사로서 입지 강화를 기대했지만, 해양 사업을 위한 해외 법인 인수에 자본을 투자한 것은 방산의 이익창출을 쌓고 재투자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