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무관심층’으로 구분되던 20대가 중요한 정치 세력으로 바뀌고 있다. 12·3계엄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이어진 탄핵 정국을 거치며 20대의 정치 참여도가 눈에 띄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다만 20대 여성과 남성의 정치 성향이 정반대로 나뉘는 모습도 포착됐다.
통상적으로 20대는 정치 무관심층으로 여겨진다. 작년 22대 총선 역시 20대 투표율(52.4%)이 전 연령대 최저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집회는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든 2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광장에 나서며 집회 문화도 달라졌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상록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위를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시위 현장에는 최신 아이돌 노래가 나왔다. 참여자들이 떼창을 하며 춤을 추는 등 새로운 집회 문화가 형성됐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월별 여론조사 통합 결과를 보면 18∼29세 여성층에서 탄핵 찬성 비율은 1월 81%, 2월 79%로 전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월 역시 72%로 30대 여성(74%)에 이어 두 번째였다. 20대 여성이 탄핵에 관해선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18∼29세 남성은 여성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젊은 남성들은 탄핵반대 집회에 많이 참여했다. 실제로 그간 있었던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젊은 남성이 많이 목격됐다. 이들의 탄핵 반대 비율은 1월 35%로 60대(50%)와 70대 이상(55%)을 제외한 남성 중 가장 높았고, 같은 나이 여성(8%)을 훌쩍 뛰어넘었다.
2월과 3월의 탄핵 반대 비율도 각각 36%로 30대 남성(37%·36%)과 함께 윤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이 짙게 나타났다. 실제로 ‘서부지법 난동사태’ 직후 체포된 90명 역시 다수가 남성이었다. 경찰은 체포 인원의 51%인 46명이 20·30대였다고 밝힌 바 있다.
계엄·탄핵 시국을 겪으며 목소리를 키운 20대는 다가올 조기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층과 직결되는 연금개혁 같은 이슈나, 남녀 간 입장차가 첨예한 탄핵이나 젠더 등이 이전보다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