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투표 당선인 명부’에 따르면 지난달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거일 전 당선이 확정된 무투표 당선인은 전체 당선인 4227명 중 51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2% 규모다. 당선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유권자의 투표 절차 없이 선출됐다.
선거별로는 구·시·군의 장 3명, 시·도의회의원 109명, 구·시·군의회의원 311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88명 등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무투표 당선은 후보자 수가 선출 정수와 같거나 적을 경우 투표를 하지 않고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제도다. 문제는 무투표 당선이 거대 양당에 편중되면서 지역 정치의 독점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선거 무투표 당선인 중 진보당 소속 1명을 제외한 510명은 모두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민주당은 284명, 국민의힘은 226명이었다. 지방 선거에서 ‘거대 양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더 굳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투표 당선 사례가 늘수록 유권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우려도 커진다. 무투표 당선 예정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약과 자질을 검증할 기회도 줄어든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무투표당선 제도의 쟁점과 대안’ 보고서에서 무투표 당선이 투표 없이 당선인을 결정한다는 점, 무투표 당선 예정자의 선거운동이 금지된다는 점 등을 들어 유권자의 선거권과 알권리 침해 가능성을 지적했다.

진보당 당대표 후보에 출마한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은 현재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 지역을 3~4인 선거구로 넓히는 중대선거구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선거구제를 넓혀야 무투표 당선도 줄어들고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가 될 수 있다”며 “민주주의는 선거로 이뤄지는데, 오히려 선거가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 제도를 고치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단순 다수대표제를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제로 전환하고,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무투표 당선 문제의 대응 방안으로 비례대표제 적용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정당이 명부를 작성하고 유권자가 투표할 수 있게 하거나, 정당 투표를 통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소수 정당의 선거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며 “비례대표제는 무투표 당선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거대 양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각 정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제도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헌법소원이나 국민청원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