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위메이드 주가가 '김남국 의원 논란'으로 휘청이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정치권발 코인 스캔들에 암호화폐 위믹스가 엮인 탓이다. 증권가의 향후 전망도 다소 엇갈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9일) 위메이드 주가는 이달 초(5만4400원) 대비 14% 하락한 4만6550원에 마감했다. 이 기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로는 47% 올랐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정치권발 ‘코인 스캔들’의 영향으로 주가는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의 중심에 위믹스가 있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P2E 관련 암호화폐로 위메이드가 발행사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다. 플레이할 경우 보상으로 가상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를 얻을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당시 시세 기준으로 60억원에 달하는 위믹스 코인 80만개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김 의원이 P2E(Play yo Earn, 돈 버는 게임) 게임 기반 암호화폐를 주로 거래했다고 드러난 점이 ‘로비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주가에 악영향이 된 것이다.
스캔들 파동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검찰은 업비트와 빗썸, 카카오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이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하기까지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P2E 게임 합법화 차질과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위메이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가장 많은 P2E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2E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과 가상 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주가 역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메이드는 로비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는 “위메이드가 김 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위메이드의 주가 전망에 대해 호의적인 시선이다. 위메이드의 신작 게임 나이트크로우의 흥행과 하반기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WEMIX PLAY)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인한다.
모바일 MMORPG 나이트크로우는 지난달 27일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각각 기록했다. 초반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나이트크로우가 현재 일평균 매출 2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를 개발한 매드엔진의 지분을 40%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분법 손익에도 긍정적 영향이 전망된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나이트크로우가 반영되는 2분기부터의 실적이 중요하다. 올해 위메이드가 나이트크로우의 글로벌 출시가 예상되는 4분기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출시 시 현재 일매출과 유사한 매출을 글로벌에서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위메이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하회한 수준이다. 당기순손실도 28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는 2021년 3835억원, 2022년 8955억원, 올해 1분기 917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주가수준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측정 불가 상태다. 추정 PER은 -164.49배로 나타났다. 주당순이익(EPS)이 마이너스인 게 이유다. 주가순자산배수(PBR)의 경우 4.12배다. 자기자본(자본총계) 대비 4.12배 높은 몸값이 매겨지고 있다는 의미다. PBR은 1배 이상이면 고평가라고 여겨진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들 가운데 가장 높은 퀄리티의 블록체인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어 투자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