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모회사인 카카오페이의 주가 흐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1분기 12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억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또다른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의 경우 같은 기준 영업손실 약 4억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를 96% 이상 개선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각각 핀테크 기업인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계열사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지난 2020년 탈바꿈한 증권사다. 토스증권은 2021년 3월 증권업에 진출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양사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먼저 출범했으나 MTS 서비스는 한발 늦게 개시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5월 MTS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서비스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올해 1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은 13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규모인 22억원을 1분기만에 절반 이상 따라온 셈이다.
그러나 토스증권의 실적이 더 뚜렷하다. 같은 기준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173억원이다. 전년 동기(37억원) 대비 약 4.7배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1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7억원)보다 약 4.7배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의 7.5% 수준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의 모회사인 카카오페이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우리사주를 '빚투(빚내서 투자)'한 카카오페이 직원들을 비롯한 주주들이 여전히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상장 직전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은 공모가 9만원에 340만주를 배정받았다. 당시 우리사주 청약률 완판을 달성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상장 초기에 공모가를 2배 이상 웃도는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 11월29일에는 종가 기준 23만85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5만7500원으로 확인됐다. 최고점에 비해 76% 급락한 것이다. 직원들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의 손실 방지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에 예금 질권을 설정하고, 담보금 145억5000만 원을 지원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등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응이다.
최근 카카오페이 실적도 부진하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4.2%, 직전 분기 대비 6.5% 증가한 1545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카카오페이는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를 통해 금융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알렸다. 투자 부문에서 해외 주식 경쟁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버트 인수를 통해 수수료 절감과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카카오페이증권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