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선생님을 위한 제자들의 헌정음악회

정년 선생님을 위한 제자들의 헌정음악회

기사승인 2009-02-15 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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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선생님! 고맙습니다. 더욱 멋진 삶을 사시길 기대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뭉클함,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4일 전북 전주에 있는 자립형 사립고 상산고등학교내 학생회관.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250여명의 청중이 모여 조용히 울려퍼지는 노래 향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 곳에선 이 달 말 정년퇴임하는 이 학교 박상만(62) 음악 선생님을 위해 그의 가르침을 받고 음악가로 자란 제자들이 마련한 헌정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국립창극단 소리꾼 김형철(44)씨를 비롯해 김철(42·국립합창단 부지휘자), 김규성(40·전주대 강사), 박정훈(36·예원대 외래교수), 최재영(34. 성악가), 조용수(40·국립창극단 고수)씨 등 상산음악동문들은 이날 어느 때보다 뜻깊은 공연을 가졌다. 또 박교사가 10여년째 지휘를 맡고 있는 전주남성합창단도 함께 무대를 빛냈다.

객석은 상산학원 홍성대 이사장과 이현구 교장, 재학생과 졸업생, 동료 교사, 박교사의 가족과 지인들이 가득 메웠다. 특히 박교사가 처음 교단에 섰던 부안 마포초등학교 교사 당시의 제자들도 동석했다.

김형철씨의 걸죽한 소리로 막이 오른 무대에선 가곡 ‘그리움’과 ‘님이 오시는 지’를 비롯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감사하네, 난 복많은 젊은이’ 베토벤이 작곡한 ‘Ich Liebe Dich’ 등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백발의 박교사가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전주남성합창단이 박교사의 지휘를 받으며 팝송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가요 ‘그대 그리고 나’를 부르자 많은 사람이 읆조리며 따라 불렀다.

박교사는 전주교대와 전주대 음악과를 나와 영생고와 영생여상에서 교편을 잡다 1981년 상산고 개교때 자리를 옮겼다. 늘 즐겁고 긍정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이끌었다. 지난 해엔 온라인 강의를 통해 미국 대학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행사를 총연출한 제자 최상배(44·거인이벤트 대표)씨는 “열정적인 지휘와 정감어린 목소리로 노래를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의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며 “이제 41년간의 교단 생활을 마감하는 선생님의 앞길에 좋은 일만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자 박교사가 쓴 책 ‘한국찬송가의 이해’와 ‘다시 저 높은 곳을 향하여’의 출판기념회가 열려 참석자들은 다과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했다. 어느 새 눈시울이 촉촉해진 박교사는 “이처럼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받은 고마움을 하나씩 갚아나가며 살겠다”고 말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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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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