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조작 파문 속 담당 장학사들 외유 잔치

성적조작 파문 속 담당 장학사들 외유 잔치

기사승인 2009-02-25 17:50:07
[쿠키 사회]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 조작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13개 시·도 교육청 학력평가 담당 장학사들이 무더기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시·도 교육청은 장학사들이 외유를 다녀온 뒤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최근 경제불황을 감안해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해 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25일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시교육청 등 전국 13개 시·도교육청 학력평가 관리담당 장학관과 장학사 등 14명은 스페인, 터키, 이집트를 10박11일 일정으로 돌아보는 연수를 지난 11일 떠났다. 이 연수는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했고, 여행비용은 총 7400여만원이 소요됐다. 서울, 울산, 경북 교육청은 참가하지 않았다.

이번 연수의 목적은 해외 평가업무 실제 사례를 습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연수단은 단 두차례만 현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 반면 이집트 피라미드 등 관광 일정은 빠트리지 않고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별 학력평가 관리담당자들을 위한 이번 연수는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에서 결정한 일이며 학업성취도 평가 담당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국내 상황이 복잡하고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은 시기와 맞물려 연수가 시행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는 경기 불황과 환율 급등을 이유로 해외 수학여행 자제를 주문한 시도교육청의 공무원들이 정작 자신들은 외유성 연수를 즐긴데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국가 및 가정 경제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해외 수학여행 및 고액 수련교육 또는 수학여행을 자제하도록 주문하는 내용의 ‘2009 수련교육 수학여행 운영안내’를 각급 학교에 시달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달 초 해외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학교에 대해 국내여행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제고사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정부가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과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해외 출장을 자제토록 하고 있는 와중에 장학사들이 외유성 연수를 떠난 것은 기강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강창욱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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