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집 살면서 농사지어 장학금 쾌척…안동 ‘천사부부’

단칸집 살면서 농사지어 장학금 쾌척…안동 ‘천사부부’

기사승인 2009-02-26 16:43:02
[쿠키 사회]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도산온천입구 슬래브 단칸집에서 살고 있는 강규창(71)·조금남(67)씨 부부는 마음이 넉넉한 천사부부다. 자신들도 형편이 어렵지만 6년째 매년 안동고와 안동여고 졸업식장을 찾아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고려대에 합격한 김창한(18)군과 안동과학대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유현정(19)양에게 각각 200만원씩을 건넸다.

이 부부가 지금까지 전달한 장학금은 모두 2650만원으로 13명의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다. 이들 부부는 지은지 30년이 넘은 허름한 집에서 아흔을 넘긴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여유있는 살림이 아니지만 부인 조씨는 3년전 시집간 딸이 사준 세탁기를 쓰지 않고 직접 손빨래로 전기와 물을 아낄 정도로 근검절약하면서 밭농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선뜻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부부는 교통사고로 자식을 가슴에 묻은 한을 달래기 위해 2004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매년 12월 장학금을 줬던 아이들을 초대해 안동시내에서 식사를 같이 하면서 격려해 주는 일도 잊지 않는다.

남편 강씨는 “혹시라도 수박농사가 잘못돼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큰 일”이라며 “대단한 일도 아닌데 세상에 알려져 송구스럽지만 힘이 닿는대로 장학금 전달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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